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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문화예술과 호영아

그 시대의 정신문화는 문화유산에도 깃들어있다. 조선 왕조는 청렴결백을 숭상했으며 이를 선비정신의 뿌리로 여겼다. 더 나아가 관리들 중 청렴한 인물을 선정하여 후세에 기리 거울삼게 했던 청백리 제도를 통해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청백리(淸白吏)는 조선시대 국가가 선발한 청백리안(淸白吏案)에 이름을 올린 사람으로서 이상적인 공직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개인의 명예를 넘어 가문의 영광이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청렴하고 결백한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고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화유산 중 하나인 백자(白瓷)에는 선비들이 지향하는 청렴결백의 정신이 그대로 투영되었다.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져 탄생한 백자는 한 점의 티끌도 없이 맑고 깨끗하며 절제된 미감을 갖고 있다. 백자의 미감은 청렴과 순백함을 최고로 여긴 선비들의 마음을 매료시켰으며 청렴결백 그 자체를 상징하기에 조선시대 내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백자와 더불어 문자도(文字圖)에서도 선조들의 청렴정신을 볼 수 있다.

문자도는 선조들의 심성에 깊게 새겨진 유교적 이념을 상징하는 문자들을 소재로 한 그림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자도는 ‘효제충신 예의염치(孝弟忠信 禮義廉恥)’ 여덟 자를 그린 효제문자도이다. 주로 병풍으로 제작되며 각 폭에 한 글자씩 배치시키며 그 안에 글자와 관련된 고사 중 대표적인 도상이나 그 글자와 관련된 의미를 지닌 소재를 그려 넣기도 한다.

효제문자도 중 하나인 염자도(廉字圖)는 청렴정신이 강조된 문화유산으로 글자와 함께 봉황, 게, 소나무, 국화 등이 등장한다. 봉황은 고대 중국 사람들이 상상한 상서로운 새로, 고귀하고 품위가 있으며 비록 굶주릴지언정 대나무 열매가 아니며 먹지 않기에 청렴함을 상징한다. 게는 뒷걸음치는 모습이 염(廉)을 아는 자로서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군자를 상징하기에 글자와 함께 그려졌다. 이처럼 염자도의 글자와 그림은 모두 청렴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청렴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직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덕목으로 교육이나 다양한 제도를 통해 청렴정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에 피상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백자·염자도 등 청렴정신이 깃든 우리의 문화유산을 생각하며 나만의 염자도를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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