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도전, 3번의 좌절, 8년 전의 실수... 아내와 함께 뜨거운 눈물로 참회
8년 전 아내의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해야 했던 부상일 국회의원 후보(미래통합당, 제주시 을)가 13일 자신의 4번째 도전 마지막 총력유세에서 그 날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키며 뜨거운 눈물로 참회했다.
부상일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제주시 광양사거리 일대서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막판 표심 끌어담기에 나섰다.
부 후보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3번의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다시 도전했다. 그 도전을 결심하게 한 건 이제껏 저를 도와줬던 수많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었고, 그게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부 후보는 "그 고마움에 보답을 해야했지만 그러지 못해 석고대죄를 하게 됐던 것"이라며 "제 머리가 땅에 닿을 때야 정치인이 갖춰야 하는 게 도민을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러분들이 저를 키워주셨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 후보는 마이크를 자신의 아내에게 건넸다. 8년 전 19대 총선 때 겪은 아픔을 직접 풀어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 후보의 아내인 최미순 씨는 "8년 전 제 실수로 지금 이 시간까지 제 남편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항상 죄인같은 마음으로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최 씨는 "이번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가는 곳마다 눈물을 닦아주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힘 내라고, 그 때엔 잘 몰라서 그랬던 거라고 다독여주셔서 너무 고맙고 뭐라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며 "이번에 제 남편을 국회로 보내주면 절대 울지 않고 남편을 위해서 모든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남편의 말처럼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을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 만일 (제 남편이)국회의원이 돼서 일 하지 못했다고 평가되면 4년 후에 나갈 수 없다고 말리겠다"며 재차 지지를 당부했다.
최 씨와 함께 눈물을 글썽인 부상일 후보는 다시 마이크를 쥐고 자신을 왜 선택해야하는지 강변을 토해냈다.
부 후보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에 원희룡 도정은 어떻게든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편성된 11조 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 중 제주(현 국회의원들이)가 가져온 예산은 겨우 350억 원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 후보는 "제주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의 1%라면 적어도 1%는 가져왔어야 하지 않느냐. 겨우 0.3%를 따왔다는 건 일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부 후보는 "농민의 찢어지는 가슴을 헤아릴 줄 모르는 사람이 1차산업 공약이 다 무슨 소용이냐"며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훈 후보를 향해 다시 한번 논문 표절 의혹과 태풍 내습 때의 와인파티 논란을 끄집어냈다.
부 후보는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 직장, 꿈, 희망도 포기하는 시대를 만든 건 문재인 정부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을 소환해 다 끌어내려야 한다. 그걸 제가 먼저 약속하고 실천하겠다"며 "국회의원이 돼서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부 후보는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는 사라진다. 그냥 다가오지 않는다. 준비된 능력있는 저를 선택해달라. 한 번만 일하게 해달라"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부 후보의 연설에 앞서 이연봉 전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과 김세연 국회의원, 제주시 갑 지역구의 장성철 후보가 부 후보를 돕고자 찬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 3명은 모두 제2공항 문제를 꺼냈다.
먼저 이연봉 전 위원장은 "강정해군기지 문제가 들끓었을 때도 민주당 국회의원 단 한 명도 해결에 나선 사람이 없었다. 제2공항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공항만으론 안 되니 신공항 만들어달라고 청원한 게 20~30년 전이다. 그래서 제2공항 짓겠다고 결정한 게 5년 전"이라며 "당시 70~80%의 도민이 찬성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왜 주민동의 없이 결정했느냐며 시비걸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온갖 여론의 눈속임에 40~50%의 지지만 얻는 상황이 됐다. 이건 모두 지역 국회의원이 해결할 의지 없이 반대하는 세력 비위 맞추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부산 금정구를 지역구로 둔 김세연 의원은 "제주가 발전하려면 제주가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섰기에 항공수요를 감당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갈등을 해결하고 제주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부상일과 장성철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어 김세연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고 있는 건 문재인 정부의 성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통제없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를 줄인 건 모든 국민들이 적극 노력한 덕분이고, 우수한 의료진의 헌신적인 봉사와 사명감 때문이다. 또 1977년에 도입된 의료보험체계와 사스와 메르스를 거치면서 병원들이 음압병상을 갖추고 벤처기업이 진단키트를 대량 생산에서 막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잘 된 건 모두 문 정권 덕분이라 하고 4.3특별법 등 안 된 건 야당 탓으로 돌리는 정부를 가만둬선 안 된다"며 "압도적으로 (미래통합당 후보들을)당선시켜줘야 거짓말 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제주시 갑 지역구에서 레이스 중인 장성철 후보는 "부상일 후보가 무릎꿇고 석고대죄하는 걸 보면서 눈물이 핑 났다"며 "저도 그걸 따라했는데 무릎에 통증이 왔다. 하지만 그 통증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 통증이 더불어민주당의 16년 독점 권력 폐해를 막으라는 신호로 느껴져 부상일 후보에게 고마웠다"고 공을 돌렸다.
장 후보는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을 제주의 미래로, 비전이라 외쳤는데도 강창일과 오영훈, 위성곤, 송재호 이 4명은 대안도 없이 매일 공론화만 하자며 갈등만 불러 일으켰다"며 "협력은 안 하고 사사건건 원 지사의 발목만 잡은 게 이들의 성적표"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장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책사업 발목잡기를 못 하도록 다리를 분질러놔야 한다"며 "과거 16년, 20년 동안 독점해왔던 권력에 심판을 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저와 부상일을 당선시켜줘야 한다"고 재차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