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 지역 목욕탕 건설 지원, 행정에서 인색하게 굴자
제주도의회 강성균 행자위원장 "도민의 삶의 질 향상 정말 노력하고 있나" 반문

제주시 애월읍 지역에 목욕탕 신축 지원 민원이 배제되자, 지역민들로부터 민원을 직접 받아 안고 있는 강성균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애월읍)이 제주도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강성균 위원장은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제 381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자 시작부터 조례안 심사를 뒤로 미뤄둔 뒤 자신이 한 마디를 하겠다며 30분 넘게 예산을 담당하는 실국과장들의 목을 옥좼다.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애월읍).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애월읍).

강성균 위원장은 "과연 집행부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제주도정의 기획조정실과 특별자치행정국 내 각 과장들, 제주시의 관계부서 담당자들을 모두 일일이 불러 세워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후 강 위원장은 "여러분이 답한대로 도민의 세금으로 도민을 위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모습이 될 것"이라며 "그런데 읍면 지역에서 4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이것만큼은 제발 해달라고 읍소를 하는데도 행정에선 심사하고만 있다면서 검토를 핑계로 계속 거부하는 이유가 대체 뭐냐"고 물었다.

이어 강 위원장은 강만관 예산담당관을 불러 "예산을 어디에 써야 하는 게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강만관 담당관이 "주민의 불편 해소 등 적재적소에 쓰여야 한다"고 답하자, 강 위원장은 "현행 법과 제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심의위원 몇 명이 모여서 못한다고 해버리면 되는거냐. 동 지역 280억 짜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10억도 안 되는 읍면 지역은 묵살해도 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이 언급한 280억 원짜리 사업은 제주시민회관 복합문화시설을 말하며, 10억 원 짜리는 애월읍의 목욕탕 건립 지원비를 말한다.

강 위원장은 30분 넘게 말하는 와중에도 읍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목욕탕)이 무언지 확실시 밝히지 않은 채 집행부가 이를 알 것이라 판단하고 집행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이 말하는 읍면 주민이 원한다는 건 목욕탕 시설 문제다. 자신의 지역구인 애월읍의 민원 해결을 위해 위원장의 신분을 빌려 공개석상에서 집행부를 강하게 질타해 이를 관철시키려는 의도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한 담당자가 "주민들이 요구하는 목욕시설은 행정보단 민간 영역이라 보조사업 성격이어서 그렇다"고 말을 돌리자, 강 위원장은 "도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삶의 질 향상이고, 그걸 이뤄지도록 하는 게 공무원의 역할이라고 답했으면 왜 다른 얘기를 하느냐. 막힘 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집행부가 명확히 답변하지 않자,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면)이 지원사격에 나서 '목욕탕'을 언급하면서 직설적으로 따졌다.

좌 의원은 "인구 4만 명이나 넘는 애월인데 목욕탕이 하나 없다. 민간 시설 목욕탕이라도 하나 있으면 이런 요구라도 안 한다. 한경면에도 목욕탕이 없는데, 한림이나 조천 지역은 도에서 지원받아서 지어진 후 잘 운영되고 있지 않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제서야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보완해 나가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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