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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동주민센터 오석희

따뜻한 커피보다는 얼음 가득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 생각나는 계절이 어느덧 다가왔다. 기분 좋게 한 잔 마시고 난 후, 항상 남게 되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보고 있으면 세계적 화두로 대두되고 자연환경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나 또한 자원낭비와 환경 훼손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한 때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보겠노라고 텀블러를 여럿 구입하고 들고 다녀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일회용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나 역시 습관으로 쉽게 굳히지 못하고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금세 다시 플라스틱의 노예로 되돌아오곤 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계 각층의 노력과 전문가들의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의식 변화가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겠지만 이왕 생산되고 소비된 쓰레기라면 그냥 버리기보단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흔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위로를 주는 반려식물의 만남은 꽤 그럴듯하다. 흙을 탈탈 털어내고 물에 헹궈낸 식물을 다 마시고 깨끗하게 씻은 커피 컵에 물을 붓고 담아주면 청량하고 예쁜 수경화분이 뚝딱 만들어진다.

영천동주민센터에서는 여기에 청렴과 친절 메시지를 더해서 소소한 시책 하나를 추진하고 있다. 비일비재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이나 폐 유리병 등을 재활용하여 수경화분을 제작하고, 청렴과 친절 메시지를 담아 배부하는 청렴·친절 캠페인이 그것이다. 현재는 화분으로 쓸 재활용 용기들을 수집하는 단계로, 이것이 다 모아지면 직원들의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수경화분을 직접 만들고 청렴과 친절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를 부착하여 영천동 관내 기관, 단체 등에 배부하고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영천동 내부 행사로서 폐 유리병 등을 활용한 1직원 1청렴화분을 만들어 현재 각자의 책상에 비치하여 가꾸고 있기도 하다.

맑고 투명한 수경화분은 청렴을 닮았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반려식물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아 친절을 닮았다.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청렴과 친절이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영천동이 전하는 청렴 한 잔, 친절 한 그루로 누군가에게 행복이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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