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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침입자'.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0.02.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이태원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에 영화계가 다시 쇼크에 빠졌다.

이달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다음달로 연기하고, 관객 발길도 끊기는 분위기다.

이미 '코로나 쇼크'로 타켝을 받은 영화계는 지난주 황금연휴 기간 반짝 반색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소폭 증가하면서 개봉 기지개도 켜기 시작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총 49만632명을 기록했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부처님 오신 날 하루 관객 수는 10만6906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확산 이후 47일 만에 하루 관객 수가 1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 재확산 악재가 겹치면서 영화계는 다시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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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프랑스여자'(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2020.05.13 photo@newsis.com

이달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개봉 연기를 알렸다.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영화 '침입자'의 개봉일을 다음달 4일로 연기했다. 영화의 개봉일 변경은 이번이 두 번째다. 

송지효·김무열 주연의 '침입자' 측은 당초 지난 3월12일로 개봉을 확정하고 2월 제작보고회를 개최했다. 주연 배우들은 TV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에 홍보를 전면 중단하고, 개봉을 5월21일로 한번 연기한 바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12일 '침입자'의 개봉 연기를 밝히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영화 개봉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6월 4일로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도 '프랑스여자'의 개봉일을 이달 21일에서 다음달 4일로 연기했다. 프랑스여자' 측은 이날 "당초 5월21일로 개봉을 확정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해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6월 4일로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여자'는 '열세살, 수아', '설행-눈길을 걷다' 등을 연출한 김희정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김호정, 김지영, 김영민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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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결백' (사진=키다리이엔 제공) 2020.05.07. photo@newsis.com
다만 27일 개봉 예정인 '결백'과 '초미의 관심사'는 아직 개봉일을 유지하고 있다. '결백'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조연출 출신인 박상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신혜선·배종옥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영화 '진심을 말하다'(2010)로 데뷔한 배우 겸 감독 남연우가 메가폰을 잡았다. 여자친구인 김은영(치타)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김은영은 조민수와 호흡을 맞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전국 관객이 3월에 예년 대비 10분이 1 감소했다. 4월에는 1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에는 10분의 1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름 대작들이 성공하려면 중소형 규모의 한국영화가 개봉해(대중의)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봐야 극장 가는 계기가 되니 그런 부분이 중요할 거 같다. 배급사들 입장에서 용기를 내서 개봉을 결정한 거다. 극장들이 자율적으로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만큼(관객이)그 부분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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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영화 '승리호', '영웅', 반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CJ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2020.05.08. photo@newsis.com

주요 배급사들은 올여름 개봉을 확정한 대작들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영화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앞두고 주요 배급사는 총제작비 200억원 안팎의 텐트폴 영화들의 개봉을 결정하고 카팅을 시작하고 있다.

올 여름 기대작으로는 대표적으로 '승리호'(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 '영웅'(CJ ENM), '반도'(NEW), '모가디슈'(롯데컬처웍스) 등 네 편을 꼽을 수 있다.

제일 먼저 홍보에 나선 작품은 배급사 NEW의 '반도'다. '반도' 측은 4월 첫 주 영화의 1차 예고편을 공개하며 영화팬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2016년 천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의 뒷 이야기를 다룬다. 강동원, 지정현이 주연을 맡았고, 제작비 약 200억이 투입된 대작이다.

CJ ENM의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영화다. 뮤지컬에서 '안중근' 역을 분한 정성화가 그대로 주연을 맡고, 김고은 나문희 등이 출연했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흥행을 일군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총제작비 240억원을 투입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모로코에서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조인성, 김윤석이 주연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13일 "'모가디슈'의 일정에 변동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메리크리스마스가 투자배급하는 240억원 규모의 '승리호'은 지난 4일 예고편을 첫 공개했다.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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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 코로나19 대책위원회 주최 영화산업 안전관리위원회 구성· 운영을 통한 안전한 영화산업 환경조성 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탁상우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전병율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 김원종 안전관리위원회 위원,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 코로나19대책위원회 대책본부장. 2020.05.13. chocrystal@newsis.com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침체된 극장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준비한 133만장의 '6000원 할인권'을 오는 28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3일 열린 '안전한 영화산업 환경조성 추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준 코로나19대책위원회 대책본부장은 "미리 쿠폰을 받고, 예매를 하는 방식이다. 그래야 안전할 수 있고, 누가 영화를 보는지 알 수도 있다. 미리 예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 주 영화관에서 회원들에게 쿠폰을 보낼 것이다. 본격적인 홍보는 그 주 금요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전체 할인권 총액의 5%를 중소 영화관에 먼저 할당하고, 나머지 95%를 지난해 영화관 입장권 매출 비중에 따라 대형 영화관에 분배한다. CGV가 가장 많은 64만여 장을 가져가고, 롯데시네마에는 37만여 장이 돌아간다. 메가박스는 24만여 장, 씨네Q 7000여 장을 챙긴다.

영진위는 올해 영화관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1조4000억원(73%) 줄어들고,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을 겪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화계는 정부의 6000원 할인권 정책이 극장이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CGV 관계자는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27일 '결백', 6월 4일 '침입자'를 보기 위해 극장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던 관객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언택트 시네마나  모바일 앱 개편 등 자구안을 계속내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에서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극장이 너무 위험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조금만 벗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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