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초등학교 복합체육관 사업 수년간 '지지부진'
사업계획 변경했음에도 중앙투자심사 절차 무시

▲ 복합체육관 사업 예정지인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Newsjeju
▲ 복합체육관 사업 예정지인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Newsjeju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이 추진 중인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의 복합체육관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교육청은 세부집행계획도 세우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이다 수 천만원의 사업비를 날린 것도 모자라 사업계획을 변경한 이후에도 자체심사만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계획을 중간에 변경하게 되면 반드시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도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주도교육청의 부실사업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16년 12월 20일부터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에 다목적 강당 및 수영장 등을 짓기 위해 이른바 복합체육관을 추진해 왔다. 총사업비는 교육비특별회계 62억원, 학교회계 10억원 등 총 72억원이다.

그런데 예정대로라면 복합체육관은 이번주 일요일인 2020년 5월 17일 완공되어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2년이 훌쩍 넘도록 아직까지 완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결과 완공은커녕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 제주도교육청은 세부집행계획도 세우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이다 수 천만원의 사업비를 날린 것도 모자라 사업계획을 변경한 이후에도 자체심사만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계획을 중간에 변경하게 되면 반드시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도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주도교육청의 부실사업 논란이 일고 있다.  ©Newsjeju
▲ 제주도교육청은 세부집행계획도 세우지 않고 사업을 밀어붙이다 수 천만원의 사업비를 날린 것도 모자라 사업계획을 변경한 이후에도 자체심사만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계획을 중간에 변경하게 되면 반드시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도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주도교육청의 부실사업 논란이 일고 있다.  ©Newsjeju

그렇다면 지난 2년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제주도교육청은 애초 사업계획 당시인 2016년 12월 20일 연도별 세부 집행계획도 없이 복합체육관 사업에 총사업비 72억여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후 제주도교육청은 2017년 사업비 전액을 명시이월하고 이 중 70억여 원을 불용한 뒤 이듬해인 2018년에 다시 72억여 원을 예산 편성했다가 2019년 재차 72억여 원을 명시이월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그해 3월 25일 초등학교 내 동쪽부지에 복합체육관을 착공했으나 터파기 공사를 시작한 지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공사를 중단시켰다.

공사 중단 사유에 대해 당시 제주도교육청은 "운동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애초 부지에 공사를 중단시킨 뒤 그 반대편인 초등학교 내 서쪽부지 인근에 토지를 새로 매입했다. 이 부지에 복합체육관을 새로 짓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에 터파기 공사에 들어간 비용(6700~6800만원)만 날린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업을 변경하게 되면 중앙투자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제주도교육청은 복합체육관 점유면적의 토지매입비만 총사업비에 포함(88억여 원)시킨 뒤 자체심사만을 수행하고 중앙투자심사를 받지 않았다.

제주도교육청은 신규토지를 매입한 뒤 지난해 11월 4일에서야 학교시설을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등 필수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으나 현재까지도 필수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 제주도교육청은 "운동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애초 부지에 공사를 중단시킨 뒤 그 반대편인 초등학교 내 서쪽부지 인근에 토지를 매입해 이 부지에 복합체육관을 새로 짓기로 했다.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에 터파기 공사에 들어간 비용(6700~6800만원)만 그냥 날린 셈이다.  ©Newsjeju
▲ 제주도교육청은 "운동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애초 부지에 공사를 중단시킨 뒤 그 반대편인 초등학교 내 서쪽부지 인근에 토지를 매입해 이 부지에 복합체육관을 새로 짓기로 했다.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에 터파기 공사에 들어간 비용(6700~6800만원)만 그냥 날린 셈이다.  ©Newsjeju

이 같은 문제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복합체육관 사업은 중앙투자심사를 거치지 않아 사업변경의 필요성 및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 부실한 사업계획 때문에 현재 공사가 중단됐을 뿐 아니라 향후 사업재개 시기도 불투명해 2020년으로 사고이월된 사업비마저 또다시 불용될 우려가 있다"며 제주도교육청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제주도교육청 교육재정과 관계자는 뉴스제주와의 통화에서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게 됐다. 해당 초등학교는 도내 몇 안 되는 학생수가 급증하는 학교 중 하나이다. 터파기 하는 과정에서 공사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부지를 매입해 현재 제주시교육청에서 시설결정 용역이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주시교육청 시설과 관계자 역시 "시설결정이 끝나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새로운 부지를 매입함에 따라 관련 절차를 거치면 올해 11월에서 12월 사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부지 터파기 공사에는 6700~68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지방재정법(이월·불용액 최소화 대책)에 따르면 교육감은 지방재정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며, 직전년도 예·결산 분석결과 등을 토대로 회계연도 내에 집행 가능한 적정예산을 편성·집행해 이월액과 불용액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석문 교육감의 사업관리 및 예산관리가 소홀한 사이 혈세만 허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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