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타 지역 사례 들며 인건비 지원 요청하자
제주도의원들 "인건비 120억 받아갔는데 이 자리에서 할 소리냐" 질타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이경용 위원장과 강민숙, 문종태, 박호형, 이승아 의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이경용 위원장과 강민숙, 문종태, 박호형, 이승아 의원.

엉망진창 운영돼 온 제주관광공사의 수익사업, 제대로 된 게 하나 없어

제주관광공사가 벌여 온 수익사업들이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보이지 못해 뭇매를 맞았다.

무리한 시내면세점 추진으로 267억 원의 손실을 냈고, 동시에 항만면세점에도 99억 원을 쏟아부었으나 개장은커녕 실내를 꾸며보지도 못하고 건물 통째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노형로터리 부지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하겠다고 한지도 벌써 7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방향 설정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18일 제382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국과 제주관광공사를 상대로 이번 시내면세점 철수에 대한 후속조치 점검을 받았다.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항만면세점 매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고 올해 7월에 성산포항 면세점을 재개정한 뒤 노형로터리 보유자산을 활용해 수익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지만 전혀 희망적이지 않았다. 박홍배 사장의 임기는 이제 5개월 남짓 남았다.

먼저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협의는 이뤄지고 있는지를 묻자, 박홍배 사장은 "JDC 이사장이 공석이었을 때엔 소극적이었으나 이제야 긍정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가 나온 건 없다"고 답했다.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시내면세점 철수로 인한 상품 재고처리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를 짚었다.

박 사장의 답변에 의하면, 국내산품은 반송처리가 가능하지만 외국제품은 그렇지 못해 지정면세점으로 이관하거나 더 낮은 금액으로 매각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약 31억 원의 재고물품 중 18억 원이 현금화됐고, 13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면세점 브랜드 직원 등 27명과 협력업체 직원 91명은 각 회사로 승계됐다. 허나 협력업체의 경우, 실제 재고용이 됐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지난 15일 제주관광공사의 항만면세점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보고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사업을 추진했으나 3년 동안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지난 15일 제주관광공사의 항만면세점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보고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사업을 추진했으나 3년 동안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Newsjeju

# 항만면세점도 철수 수순... 허나 마땅한 대안 없어

박홍배 사장은 항만면세점 사업 추진도 좌초된 것에 대해 "지난 2017년에 투자를 해놓고 관리전환 된 이후에 3년 동안 방치돼 왔다. 그 사이에 시내면세점이 철수됐기 때문에 이를 더 안고 가기는 힘들다고 보고 관리권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항만면세점을 한다고 해도 크루즈가 정상화 된다는 보장이 없다. 시설 등 인테리어에 또 수백억 원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더 이상 면세점 사업을 벌어지 않겠다는 의향을 확고히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이 "출국장 면세점이나 성산포항 면세점, 노형로터리 부지 등 모두 살펴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박 사장은 "관광공사의 주 목적은 관광산업 진흥이다. 면세점은 지정면세점에만 올인하고 이젠 마케팅 중점으로 가겠다"며 공사의 운영방향을 선회시키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타 지자체에선 인건비로 50~80억 원을 기본으로 지원한다면서 공사의 수권자본금 증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제주도정에서 공사의 인건비 만큼은 지원해야 한다는 발언인 셈이다.

그러자 이경용 위원장은 "그런 말 할 자리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승아 의원도 "그런 말 듣자고 물어본 게 아니다. 항만면세점에도 99억 투자했지만 어떤 결과도, 방향도 없다. 올해까지 제주도정에서 인건비로 120억 원이 넘는 재정을 지원해줬다. 방금 발언은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며 "이미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공사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질타했다.

그제서야 박 사장은 "지정면세점이라도 올인해서 도민혈세가 투입되지 않는 방향에서 정상화 시키도록 좀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며 물러섰다.

▲ 제주신화역사공원에 들어선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누적적자 267억 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올해 지난 4월에 철수가 결정됐다. ©Newsjeju
▲ 제주신화역사공원에 들어선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누적적자 267억 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올해 지난 4월에 철수가 결정됐다. ©Newsjeju

# 시내면세점 미수금 104억, 신화월드로부터 받을 수 있나

이와 함께 제주관광공사가 서귀포 중문롯데호텔에서 신화역사공원으로 이전시킬 때 발생한 미수금 문제도 불거졌다.

박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2017년에 람정 측에서 공사에 면세점 이전 요청을 해왔다. 기존 중문단지에 있던 면세점 인테리어 소유권 매각대금으로 람정이 제주관광공사에 104억 원을 지출키로 계약했다. 문제는 이 계약이 2025년까지였고, 공사가 올해 4월에 철수하게 되면서 과연 이 미수금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앙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이 "2025년 이전에 철수했으니 계약이 위반된 것이냐"고 묻자, 박 사장은 "그런 조항은 계약에 없어 위반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경용 위원장(미래통합당, 서홍·대륜동)은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면서 계약서는 왜 비공개냐. 람정 측에선 자산으로 가져가라는 데, 이건 (104억을)못 주겠다는 게 아니냐"며 "이건 계약서도 꼼꼼하게 작성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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