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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자조모임 회장 이진희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가정의 여러 문제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나야 할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친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에서 위탁해서 키우는 가정위탁제도를 통해 하나의 사랑을 만나게 되었다.

어느 초여름 일반가정위탁을 통해 하나의 사랑이 우리에게 왔다. 처음 우리아이는 엄마의 사랑이 나누어지는 것 같아 싫다고 했지만 엄마의 사랑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이 하나로 모아져 가정이 필요한 아기 한 명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득하여 사랑으로 아이를 키웠다. 너무 밝게 자라는 아이를 볼 때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한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사회적 제도상 기타 동거인으로 올라와 있는 아이를 키워 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만은 아니었다. 법정대리인과 친권을 우선시하는 이 나라에서 한 아이의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다. 친권이 확인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아무것도 못할 때 낙심도 하고 마음 아픔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어려움을 인지하고 열심히 함께 노력하시는 가정위탁지원센터와 여러 기관들의 도움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도 친 가정이 다시 건강하게 세워져 친부모의 곁으로 돌아가던 날 우리가족 모두는 이별의 아픔으로 힘들었지만, 만약 우리가 헤어짐의 아픔을 걱정하고 처음부터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아이는 가족의 사랑이 꼭 필요했던 시기에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났을 것이다.

지금도 이별의 아픔을 걱정해서 가정위탁을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별보다는 우리의 사랑으로 아름답게 세워지는 한 아이를 위해 힘을 보태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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