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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동 강수나

“공무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 덴마크, 뉴질랜드를 잇는 대표적인 투명경쟁력을 가진 국가 핀란드에는 신임공무원들이 준수해야 하는 공직자 윤리강령 중 이 같은 문구가 있다. 그저 시원한 맥주와 갓 구워낸 샌드위치를 찾는 우리들에게 당장 눈 앞의 유혹을 멀리하라는 참신한 경고이다.

핀란드 국민이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납세 내역을 국세청 정보공개를 통해 알 수 있으며, 투명한 소득 공개를 바탕으로 각종 범칙금을 월 소득에 비례해 부과하는 등 생활 속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이는 공무원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도 청렴은 너, 나 모두가 지켜야 하는 덕목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노천 시장의 상인들도 신용카드를 받는 등 대부분의 거래를 신용카드로 하여 세무당국은 전 국민의 소득과 재산을 샅샅이 파악할 수 있다. 계급 차별이 없고, 모든 일이 담당 직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도 확실하다. 윗사람이라고 해서 아랫사람의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수 없다는 것. 이는 ‘민원’이나 ‘압력’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핀란드의 높은 청렴수준이 만들어지기까지는 200년이 걸렸다고 하였다.

어쩌면 당연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청렴’의 완전한 정착은 왜 그토록 오래 걸리는 것일까? 청렴은 역사적으로 전해오는 강직했던 선비정신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가르침에서 오는 도덕적 각성이 우리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우리의 삶의 기준이자 잣대가 되는 금과옥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도덕적 각성을 잊고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청렴하지 못한 순간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개인의 성공과 경제적 부유함이 개인적 삶의 지표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오는 과정에서 부패는 한편으로 용인되어 왔으며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없다.”등의 말로 어쩌면 그 부패라는 것을 우리도 언젠가는 저지를 수 있을 것처럼, 그래서 그때를 대비하여 미리 보험을 들어놓을 것처럼 부패에 대한 온건한 태도가 만연됐다.

아직까지는 청렴에 대한 잣대가 공무원에게 훨씬 엄격하다. 공직에서 청렴이 이뤄져야 사회 전반에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얘기이다.

서귀포시는 맑고 투명한 청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서 간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책임부서제 운영, 부서별 고객불만 제로화 시책 등을 추진한 결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전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기초자치단체 분야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인 청렴캠페인 등 추진되는 모든 시책은 공직자에게 새로운 ‘도덕적 각성’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게 내재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과 결합해 효과적인 청렴의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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