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까지 계약, 더 연장 않기로 함에 따라 올해 사업 중단... 추후에 재도전

(주)신세계 디에프(DF)가 제주지역 면세점 시장에 도전을 던졌다가 코로나19 복병을 만나 좌절했다.

신세계는 6월 1일 내부 회의를 거쳐 A교육재단과 체결한 뉴크라운호텔 매매 계약을 더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단과의 계약 만료 시점은 6월 3일이기에 신세계는 재단에 위약금 20억 원을 물고, 매매 계약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제주로 진출하려던 시내면세점 사업계획은 중단됐으며, 추후 여건 변화를 보고 다음 번으로 기약하겠다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는 뉴크라운호텔 건물과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허물고 이곳에 지하 7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물을 지은 뒤 시내면세점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지난해 7월 4일에 호텔 부지를 소유한 서울의 A교육재단에 69억 6000만 원을 지불하고 건물과 부지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그 뒤 교육재단으로 하여금 면세점 건물을 짓겠다는 교통영향평가서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출했다.

제주도정은 절차대로 심의를 진행했을 뿐이라며 주차장 부지 확보 등의 조건부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제주도 내 시민사회 단체와 일부 제주도의원들은 신제주권에 시내면세점이 3개나 들어설 경우 교통 상황이 악화될 것이 뻔한데도 행정이 이를 무시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당시 신세계는 자신들이 직접 교통영향평가를 제출하지 않고 교육재단을 내세워 우회 진출하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여론으로부터 부정적인 뭇매를 맞아야 했다.

그럼에도 신세계는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을 착착 진행시켰다. 얼마 전엔 경관·건축공동 심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제주도는 지난해 관세청으로부터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획득 요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를 반려함에 따라 신규 특허 부여가 보류된 상태였다. 때문에 올해엔 신규 특허가 부여되지 않겠느냐는 설이 나돌았기도 했다. 이 때만해도 신세계의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진출은 가시권에 들어온 듯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허나 올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변수가 됐다.

우선 제주자치도가 신규 특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신규 특허를 심사하는 면세점제도운영위원회가 열려야 신규 특허 여부를 알 수 있는데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어서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4월 21일 진행된 제 38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입장"이라며 제주지역에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제주자치도는 지난 5월 8일자로 기획재정부가 제주도에 보낸 공식 질의서에 이러한 원희룡 지사의 의견을 반영해 회신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어렵다. 도의원들도 반대하고 있고,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굳이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지금도 면세점이 포화 상태인데 더 추가한다는 건 설득력이 없어 이런 의견을 종합해 회신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에 신규 특허가 주어지기 위해선 우선 기획재정부가 면세점제도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지역별 통계를 검토하고 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 신규 면허를 어떻게 부여할지를 정해야 한다.

애초 기재부는 평소 매년 5월께 면세점제도운영위를 개최한 뒤 발표하곤 했으나, 올해부터는 지역별 통계를 전전년도 데이터가 아닌 전년도 데이터를 가지고 평가하기로 결정하면서 5월 말이나 6월 초에 진행키로 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덮치면서 면세점제도운영위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상태론 운영위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다"며 "전국 각지로부터 지난 5월 20일까지 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제주도로부터도 의견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선 운영위가 결정할 사안이라 이렇다 저렇다 멘트를 달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6월 중에는 운영위를 열어 신규 특허에 대한 결정사항을 밝힐 예정이라고만 해뒀다.

신세계 관계자는 "특허가 언제야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유동자산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리스크를 안고 있어야 할지 부담돼 결국 이 부지에서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동자산의 규모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드릴 순 없으나, 아직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라며 "향후 코로나19가 안정되고 추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제주지역 면세점 진출을 도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허나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도 제주도가 신규 면허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터라 기재부가 이를 반영했다면 제주에 신규 특허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어쨌건 코로나19가 결정타로 발목을 잡게 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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