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인구정책 5대 분야 144개 사업에 5년간 8829억 쏟아 붓기로

올해 6월 10일 기준으로 현재 제주도의 인구는 69만 5519명이다. 70만 명에 육박해 있어 조만간에 100만 명도 찍을 기세인 것처럼 보인다.

허나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특정 시점 이후엔 감소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92명인데, 이는 전 세계 통틀어 최하위에 속한다. OECD 회원국 중에선 단연코 1위다.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특별자치도청.

합계출산율이 '1.0명'이라는 건, 임신할 수 있는 여성 1000명 중 1명이 아이를 낳는 비율을 말한다. 즉, 지난해부터 한국에선 1000명의 가임기 여성 중 1명도 출산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초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이는 곧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많아지며, 생산 인력의 감소를 야기해 지속가능발전에 큰 악재로 다가온다. 이러한 위기는 지금 당장 나타나는 효과가 아니어서 많은 국민들에겐 둔감한 수치로 다가올 뿐이지만, 국가적으로는 매우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수준이다.

오죽했으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데이빗 콜먼 교수는 한국을 가리켜 "저출산으로 인해 소멸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소멸 시점은 2305년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합계출산율이 이대로 지속될 경우, 2043년부터는 대한민국의 총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27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65세 이상의 노인이 총 인구에서 20% 이상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노인인구 부양비는 올해 21.4명에서 2047년에 이르면 69.1명까지 늘어나 3배 이상 증가된다.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큰 위험요인이기에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사회적비용이 매우 크게 불어나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인구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10조 원이 넘는 돈을 부었지만 합계출산율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타개책 발굴에 여념이 없다.

한국의 지난 2015년도 출산율은 1.239명이다. 이는 전 세계 224개국 중 220위를 기록하고 있는 수준으로 도시국가 4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다. 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68명이다. @pixabay.
한국의 지난 2015년도 출산율은 1.239명이다. 이는 전 세계 224개국 중 220위를 기록하고 있는 수준으로 도시국가 4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다. 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68명이다. @pixabay.

그나마 제주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에 비하면 매우 준수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1.15명이나 전년도 1.22명에서 낮아지긴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을 마련하겠다며 10일 5대 분야 144개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8829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3월에 발표한 '제주인구정책 종합계획'에 제시된 전략별 세부과제를 구체화하고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올해부터 2024년까지 생산연령인구 확충에 2203억 원, 저출산 대응에 2197억 원, 고령화 대응에 441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생산연령인구 확충을 위해 생산가능인구 기준연령을 만 64세에서 69세로 더 올리고 정년이 없는 일자리 창출, 청년 주거비 맞춤형 지원이나 청년인재 양성 등 59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저출산 대응을 위해선 육아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안해 낸 'BIG2 해피아이' 정책이나 주거 임차비 최대 1500만 원 지원 등 40개 사업을 벌인다. 고령화 대응을 위해서도 안정된 노후 보장 등 49개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BIG3 해피아이 정책'은 지자체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어, 올해 4월에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해 둔 상태다. 관련부서 및 금융기관과 협의를 거쳐 세부 사업추진지침을 올해 8월까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올해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초저출산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국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인구정책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 2002년 이래 15년 동안 40만 명대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2017년에 30만 명대로 떨어진 이후 불과 3년 만인 올해 20만 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출생아 수 20만 명대는 합계출산율이 0.82명으로 대변되는 수치여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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