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장, 마지막 폐회사에 그간 소회 담아내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25일 마지막 폐회사를 통해 그간 시설공단 설립 조례를 상정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제38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을 열어 전반기 의정 활동을 마무리했다. 김태석 의장은 "마지막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그간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과연 도민들에게도 옳았었나를 반문해보면 항상 부족하기만 했던 것으로 편하지만은 않았다"며 그러한 예로 시설공단 설립 운영 조례를 들었다.

김 의장은 "제주시설공단 설립 조례 상정 여부를 고민하면서 떠올린 역사적 교훈은 지난 9대 의회 때의 일이었다"며 "당시 가결한 '제주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으로 자역녹지지역 내 주택 층수제한이 완화되고, 상업시설 면적 제한도 완화돼 제주의 난개발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은 "이런 한 번의 정책 결정이 불가역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제주도정이 직면한 재정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설립 강행이 '정답'은 아니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이 결정에 대한 평가는 도민들과 역사의 몫에 남겨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전반기 의장으로서의 소임을 마무리하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인류 문명이 항상 바른 방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님을 역사 속에서 배웠기에 과연 백신만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자문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빠른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 의회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장은 "그간 의장으로서의 기쁜 일은 한 상자였지만 반성해야 할 일은 한 수레였던 것 같다"며 "제가 얻은 교훈은 때때로 어떤 것의 가치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느냐가 아니라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에 달려 있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권력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권력은 나눌수록 커지기에 지난 2년간 의장으로서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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