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전반기 의회 2년 퇴임 기자회견서 향후 지방선거 출마 암시?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6월 30일자를 끝으로 제11대 전반기 도의회 의장직을 마무리했다. 

김태석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의장실에서 기자들과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활동을 반추해 본 뒤 향후 자신의 길을 넌지시 밝혔다. 돌아오는 지방선거 때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우선 그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먼저 김 의장은 "특별할 소회는 없다. 다만 좀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잘해야 했었는데 하는 반성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아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원희룡 지사의 결단으로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강화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뒀다.

이어 아쉬운 점에 대해선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한 점을 꼽았다. 김 의장은 "제2공항 프레임에 갇혀 부결된 게 상당히 아쉽다. 제가 나설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제2공항을 반대한다는 입장에 섰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그 점이 의회와 집행부의 차이점이라고 설파했다. 김 의장은 "도정은 도지사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관료체계이나 의회는 의원 한 명 한 명이 독립돼 있는 수평적 기관이다. 명령 하달 체계도 아니고 지휘체계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의장의 리더십에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 그 점은 달게 받겠다. 그래서 아쉬움이 가장 큰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자단 측에서 원희룡 도정과의 '협치' 문제를 들이밀자, 김 의장은 최근 무산된 '상설정책협의회' 얘기를 꺼냈다.

김 의장은 "상설정책협의회 관련 조례엔 양 기관이 의제를 서로 합의해야 열 수 있게 돼 있다. 제가 그간 도정에 협의회를 열자고 무수히 제안했지만 도정의 응답이 없었다. 즉, 의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게 협의회의 한계"라고 설파했다.

이어 김 의장은 "허나 비록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양 기관이 서로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야 도민들에게 심리적 안정이라도 줄텐데 그러지 못했다. 최근에 무산된 건 전적으로 의회에 책임이 있다"고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다만, 코로나19 정국 하에서 도정이 편성한 추경안 3700억 원이 코로나19 예산이라고 했으나 정작 700억 원만 코로나19 관련 예산이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이 '이건 아니'라고 반박했고, 저로선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11대 전반기 의장 퇴임식을 마치고 30일 오전 11시 의장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Newsjeju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11대 전반기 의장 퇴임식을 마치고 30일 오전 11시 의장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Newsjeju

이와 함께 최근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청문 결과에 따른 '무용론' 얘기도 거론됐다. 김 의장은 "무용론을 인정한다. 임명은 인사권자의 권한이어서 예단하고 싶진 않지만 그간 의회가 부적격이라고 결론 내린 분들의 예후를 보면 그렇다. 정무부지사만 하더라도 불과 1년도 안 돼 벌써 사퇴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건 의회의 인사청문회 판단이 맞다는 걸 반증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원희룡 지사가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설에 어떤 배경이 있을 것 같느냐고 묻자, 김 의장은 "후반기 도정운영과 연관돼 있지 않겠느냐"며 "하반기 도정이 안정돼야 본인도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거라 본다. 민심을 쫓아가는 지도자가 있고,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지도자가 있을텐데, 저라면 민심을 쫓는 지도자가 되겠다. 반면 (원 지사의 선택은)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여진다"고 답했다.

말이 나온 김에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김 의장은 "조급하면 실수하게 된다. 지금 조급증이 드러난 게 아닐까 하는데, 현재 제주에 산적한 현안이 엄청 많다. 특히 최근 소비 판매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꼴지를 기록했다. 전년도 1위였던 상황을 비교하면 지금 최악인 거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대권을 위해 자주 자리를 비우는 건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의장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보단 한 마리를 잘 키워서 풍요롭게 해야 할 때다. 그러면 자연스레 기회가 온다. 70만 도민들을 편안하게 해 놓고 그 다음 대권을 얘기하는 게 정상"이라며 "대권 도전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고 하자, 김 의장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밝은 미래로 가야한다는 식상한 말은 정말 하기 싫다. 솔직히 우리 정치인들이나 행정가들이 그렇게 안 하면서 도민들에게 그렇게 하자는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며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공감 능력이다. 도민이 아파할 때 공감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퇴임 후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제 스스로 가두지는 않겠다. 제가 뭘 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그간의 활동을 도민이 평가할테니 길을 열어두고 그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돌려 답했다.

그러자 '그 길'이라는 게 지방선거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김 의장은 "좋은 길을 가겠다는 거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지만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길'이라면 가겠다는 거고, 여러 길 중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갈 것이다. 어느 하나로 단정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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