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경찰청, 공동상해·감금·갈취·공갈 혐의 등으로 11명 입건
비장애인과 장애인 활동하는 조직 만들고 단체 행동···피해자 7명 모두 지적장애인
"피해자들, 자신과 놀아주는 사람들 없어···가해자들이 유일했다"

▲ 제주도내 유명 조직폭력배 일원을 사칭한 20대 남성이, 비장애인 및 장애인들과 '조직'을 만었다. 조직 내에서는 약 7개월 동안 폭행과 감금 등 수많은 사건들이 빚어졌다 / 사진제공 - 제주지방경찰청 ©Newsjeju
▲ 제주도내 유명 조직폭력배 일원을 사칭한 20대 남성이, 비장애인 및 장애인들과 '조직'을 만었다. 조직 내에서는 약 7개월 동안 폭행과 감금 등 수많은 사건들이 빚어졌다 / 사진제공 - 제주지방경찰청 ©Newsjeju

제주도내에서 지적장애인 7명이 지속적으로 폭행과 감금 등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는 총 11명인데, 이중 5명은 같은 지적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조직폭력배 흉내를 내며 자신들만의 새로운 '조직'을 형성했다. 인사를 안 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구타로 이어졌다. 약 7개월 동안 악몽 같은 일이 되풀이됐지만 피해자들은 자신과 놀아주는 사람들이 없어 순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공동상해', '감금', '갈취', '공갈' 혐의로 고모(21. 남)씨를 구속하는 등 총 1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구속만 5명(장애인 3명, 비장애인 2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나는 유명한 제주도내 조직폭력배 일원"라고 말하며 피해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했다. 그러나 조사결과 실제 조폭과는 전혀 무관했다. 

자신을 조폭이라고 강조한 고씨는 비장애인 및 장애인 무리들과 자신들만의 '조직'을 형성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말을 듣지 않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폭력 등을 행사했다.

피의자는 고씨를 포함해 총 11명(지적장애인 5명, 비장애인 6명)으로, 17세~37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다. 피해자 7명은 18세~23세다. 

제주지방경찰청.
제주지방경찰청.

이들은 피해자들을 2019년 12월부터 2020년 7월4일까지 꾸준히 괴롭혀왔다. 

대표적으로 지적장애인 A씨(22. 여)는 4시간 동안 차량 안에 감금돼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A씨가 기절하자 제주시청 인근 공원에 방치한 채 갔다. A씨는 이마가 찢어지고,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또 고씨 등 피의자들은 자신들의 '조직'을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조직원 가입을 위한 서로 간의 싸움을 명령했다. 밤 시간대는 한라산 인근 공동묘지로 끌고 가 "산에 묻어버리겠다"며 복종을 하도록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도 적용 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핸드폰을 빼앗고, "재차 신고하면 죽어버리겠다"는 겁박을 일삼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갖고 있는 돈도 뜯어갔다. 

피의자와 피해자들은 제주도내 특수학교 출신으로 서로 자연스럽게 지인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소수로 이어진 연결고리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조직화됐다. 

폭행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뤄졌다. 주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만난 후 인근 공원 등이 범죄 장소로 쓰였다. 문제는 범행 장소가 된 곳은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이들은 이점을 노렸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비장애인 피의자 고씨는 무직 상태로, 폭력전과가 있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지적장애인 피의자들은 고씨가 내린 명령을 따른 것이 아닌, 자신들의 의지대로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같이 놀아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폭행 등 사건을 당해도 어울렸던 것 같다"며 "유관기관 등의 협조로 피해자들을 관리·보호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종결하고,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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