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부적격 불구 임명 강행에 대한 원희룡 지사의 황당한 답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로부터 인사청문회 '부적격' 결과를 받아 들고서도 김태엽 서귀포시장의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자신을 '세종대왕'에 비유했다. 김태엽 시장은 '황희 정승'으로 빗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4일 오전 10시 후반기 도정 들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허심탄회게 질문들을 받아 들었다. 대권 도전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뒤, 이어진 질문은 단연코 김태엽 서귀포시장에 대한 문제였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태엽 서귀포시장의 임명 강행에 대해 자신과 김 시장을 '세종대왕과 황희 정승'의 관계로 비유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태엽 서귀포시장의 임명 강행에 대해 자신과 김 시장을 '세종대왕과 황희 정승'의 관계로 비유했다. ©Newsjeju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에도 임명을 강행했지만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다고 지적하자, 원 지사는 "행정시장이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은 제가 취임한 이후 자진해서 의회에 제안해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아직도 조례로 제정되지 않은 상태라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논란의 핵심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의회에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실제로 인사청문회에 관련된 조례는 갖춰져 있지만, 청문 결과에 대한 효력을 갖진 않고 있다. 현재 제정된 조례 상태에선 오로지 제주도감사위원회 위원장만 청문 결과에 도지사가 따라야 하고, 그 외엔 청문 결과와 관계 없이 지사가 임명할 수 있다. 원 지사는 이 부분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원 지사는 "우선 적격이나 부적격 의견을 내는 게 맞는 것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김태엽 시장의 경우는)저와 함께 일해 나갈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서 공무원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 확신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게다가 역대 시장을 임명하면서 가타부타 청문 결과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 물론 이번엔 (여론에서)민감하게 바라 본 건 사실이나 별도 입장을 낼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기자단에선 이번 청문회 결과의 본질이 '음주운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력이 좋다면 관용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원 지사는 느닷없이 '세종대왕과 황희 정승'의 예시를 들먹였다. 원 지사는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나, 세종대왕이 황희 정승을 채용했을 때엔 장점이 단점을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였기에 임명한 것"이라며 "이건 인사 철학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과 황희 정승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황희 정승이 비위를 저지럴러 파면됐으나 세종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 복직된 사례가 기록돼 있다.

이 사례가 이번 김태엽 시장의 임명 강행과 같은 사례라고 본 셈이다. 원 지사는 "아무리 술을 마셨어도 판단력을 잃지 말았어야 했는데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허나 도민들을 섬기는 자세로 더 열심히 현장을 찾아 본인의 과오를 만회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그걸 전제로 임명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자 재차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과연 청문회 자체가 어떤 효력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제도화를 거쳐야 하는데 이건 상당한 논의의 여지가 있다. 국회에서도 적격이나 부적격이냐는 의견을 내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한편, 김성언 정무부지사의 사퇴설에 대해선 "직접 본인이 이야기 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한 휴가 기간 중 눈꺼풀 수술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의사의 권고대로 수술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정치인이 사랑을 받아야 하는 자리라면, 사랑을 받을 결과가 됐다면 나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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