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환, '성착취물 제작·유포', '청소년보호법위반' 혐의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1,293개 제작 

제주지방경찰청.
제주지방경찰청.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 1000여개를 제작한 30대 남성이 제주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신상공개' 방침을 내렸다. 사이버범죄 신상공개 사례는 제주지역 첫 사례로, 전국에서는 7번째다.

경찰은 브리핑 후 이날 오후 1시쯤 구속송치 할 예정으로, 얼굴 공개는 이 시점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예정이다. 

17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청은 '성착취물 제작·유포', '청소년보호법위반' 혐의 등으로 배준환(38. 남. 경남)을 지난 9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배준환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특이점은 범죄가 강제성이 없었다. 선물을 미끼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방식이다. 

배준환은 '환영합니다. 수위 미션 성공하고, 기프티콘, 문화상품권 받아가세요' 라는 내용의 제목으로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활동명(닉네임)은 '영강'을 사용했다. 영강은 영어강사의 줄임말이다.   

채팅방에 접속한 청소년들은 음란한 인증샷과 배준환의 닉네임 '영강'이라고 적힌 종이 글을 함께 찍어 보냈다. 인증샷 대가는 1000원~2만원 사이다. 

이런 수법으로 배준환은 2019년 7월~2020년 6월까지 청소년 44명에게 성 착취 영상과 사진 등 총 1,293개를 전송받았다. 경찰이 압수한 영상물 용량만 약 67기가(GB)다. 

1,293개의 전송받은 내용물 중 영상물 88개는 성인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국 각지의 청소년들로, 연령대는 만 11세~만 16세까지다.  

배씨의 성 착취 영상물 제작 행위는 계속됐다.

배준환은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여성 8명과 성관계 장면 등을 담은 영상물을 찍고, 907개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만 14세 미만 청소년 2명에게는 성 매수와 알선을 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올해 4월말 성착취 영상물 관련 인지수사에 나선 제주경찰(제주경찰에 붙잡힌 제2의 N번방···성착취물 제작은 최초)은 당시 첫 번째 피의자들을 입건하는 과정에서 배준환의 실체를 알게 됐다. 이후 배준환을 잡기 위한 수사를 이어나간 경찰은 7월7일 대구에서 붙잡는데 성공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7월14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배준환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유는 배준환은 ▶박사방, N번방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이후에도 계속 범행을 이어온 점 ▶제작. 유포 행위가 많은 점 ▶공공의 이익과 국민의 알 권리 차원 ▶재범방지 여부 등이다. 

배준환 변호인 측은 7월15일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제주지법은 기각 결정했다. 

제주청 사이버수사대는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피의자들은 끝까지 추적하는 등 디지털성범죄 척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이 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 결정을 내린 사례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서 모두 세 건이다. 두 건은 살인이라는 강력 범죄다. 

신상공개위원회 심의를 거친 첫 번째는 2016년 9월 제주 연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다. 중국인 천궈레이(당시 54. 남)는 성당에서 기도중인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묻지마 범행을 저질렀고,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두 번째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전 남편 살인사건'의 고유정(38. 여)이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N번방 관련 사건을 뿌리 뽑기 위해 올해 3월26일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가동했다. 

올해 12월31일까지 운영되는 '특별수사단'은 조주빈(25. 남)의 N번방 관련 제주지역 가해자 유무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 또 텔레그램, 웹하드, 다크웹, 음란사이트 등 '사이버성폭력 4대 유통망'에 대한 수사도 이뤄진다.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총 17건에 대한 관련 수사를 진행, 이중 13명을 붙잡고 2명을 구속했다. 

지난 4월7일은 N번방 운영자 갓갓(문형욱, 24)이 제작한 아동 성 착취물 138개를 판매한 K씨(26세. 경기도)를 불구속했다. 같은 달 26일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선물 등을 미끼로 청소년의 알몸 영상을 촬영한 L씨(45. 충청도)를 붙잡았다.   

제주경찰은 범죄자를 붙잡는 업무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보호활동도 충실히 이행 중이다. 

수사과정에서 15명의 피해자에 대해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고, 상담소 연계, 경제적 지원, 심리상담 등에 나섰다. 특히 불법촬영물을 신속히 삭제·차단하는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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