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 폐지, 제주가 마루타냐"
"자치경찰 폐지, 제주가 마루타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8.06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화 논의하던 중앙정부, 일원화 결정에 14년 운영해 온 제주자치경찰단 '멘붕'
제주도자치경찰단이 불법 관광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진행 중에 있다.
▲ 제주 자치경찰단.

올해 초중반까지만해도 전국적으로 경찰 조직을 이원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던 중앙정부가 느닷없이 일원화로 급선회했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 14년간 운영해 오던 '자치경찰' 제도가 일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중앙정부는 이원화에 따른 예산 증액 부담과 업무 혼선으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를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이원화 불가 논리는 핑계일 뿐, 중앙정부가 권력을 지방으로 나눠주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사실, 권력의 지방분권화는 문재인 정부에서의 핵심 공약 사항이기도 했다. 

때문에 더더욱 이번 조치가 제주도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며, 더불어민주당의 도의원들도 당혹스러운 상태다. 결국, 제주도의회는 '제주 자치경찰단'을 존치키시기 위해 자치경찰단, 제주도정과 협업해 중앙정부에 맞서기로 했다.

제주자치경찰단.
제주자치경찰단.

# 자치경찰단 폐지, 결국 중앙권력 나눠주기 싫다는 반증 비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는 6일 오전 제385회 임시회 폐회 중 제3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정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양영식 위원장은 "14년 공들여 온 게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신세"라며 "우여곡절 끝에 운영해오면서도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려놨다고 보여졌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이원화 정책이 보완되는 방향으로 갈 줄 알았는데 정부가 6월에 갑자기 선회했다. 사전에 어떤 정보도 없었나"고 물었다.

고창경 제주 자치경찰단장은 "전혀 없었다. 경찰청에서도 이 내용을 조회한 것을 알았는데, 그마저도 최근에서야 알 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과도 안 맞는 조치다. 중앙 통제를 봐야 하는데 이걸 '자치경찰'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느냐"며 "그간 자치경찰단 운영에 도민혈세만 700억 원 가까이 투입됐다. 정부가 시범운영해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필요없다고 헌신짝처럼 버리면 제주도가 마루타, 실험대상이냐"고 정부를 향해 힐난을 퍼부었다.

또한 양 위원장은 '특별자치도' 무용론까지 이어갔다. 그는 "사실 특별법이 제주도민들에게 도움을 준 게 뭐냐. 기초자치 사라지면서 풀뿌리 자치도 실종되고, 고도의 자치권을 주겠다고 했으면서 이렇게 다른 시도와 동일하게 가라고 하면 차라리 특별법 반납하고 말지 붙들 이유가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더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정부의 이 결정이 바뀔 수 있도록 특례 조항을 두고 제주 자치경찰을 존치시킬 수 있도록 결의안을 마련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집행부에서도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 발언하는 고창경 제주 자치경찰단장. ©Newsjeju
▲ 발언하는 고창경 제주 자치경찰단장. ©Newsjeju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지사에게 보고가 이뤄졌고, 조만간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며 "자치경찰단이 직접 관계부서여서 협조하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구좌·우도)은 "제주만 따로 특례를 적용해야 하는 사안이라 타 시도와는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다루기엔 적절치 않은 사안"이라며 원희룡 지사가 직접 중앙부처를 방문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김경학 의원은 이번 중앙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다른 대안도 모색 중이라는 고창경 자치경찰단장의 발언을 두고 "플랜 B, C 발언은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게 아니라 자치경찰단 존치를 위해 밀고 나가야 한다"며 "이번 중앙정부의 결정은 자치경찰을 못 믿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권력을 나눠주기 싫다는 것이고, (우리의 움직임은)결국 지방분권에 대한 저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왔던 '지방분권'에 반하는 결정임을 강조해 중앙정부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이날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는 경찰법 개정안에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를 정부에 전달키로 결정했다.

한편, 제주 자치경찰단은 지난 2006년 7월 1일에 제주특별법 시행과 함께 창설된 바 있다. 이는 대한민국 최초의 자치경찰이기도 하며, 현재까지 14년간 운영돼 왔다.

최초 창설 시 38명의 국가경찰을 특별 임용한 후, 제주도정이 자체 채용해 156명으로 늘렸다. 이들은 주로 교통시설물 심의, 관광지 순찰 및 관광사범 단속, 특별사법경찰 수사, 교통정보센터 운영 등 국가경찰이 하지 않았던 업무를 수행해 왔다.

허나 지난 7월 30일, 정부는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한 경찰법 개정안도 8월 4일에 발의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제주자치경찰단은 경찰위원회로 흡수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