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지사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제주4.3 동백꽃 배지를 떼고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이를 비판하면서 4.3유족과 도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제주4.3 동백꽃 배지를 떼고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이를 비판하면서 4.3유족과 도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Newsjeju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8일 논평을 내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4.3기념사위는 지난 8월 15일 조천읍체육관에서 개최됐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원희룡 지사가 '제주4.3 동백꽃 배지'를 떼고 갔을 뿐 아니라,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과 제주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에게도 이를 요구해 행사장을 방문한 관계자 모두의 옷깃에서 4.3 추모 뱃지를 지워버린 것과 관련해 분노를 표출했다.

제주4.3기념사위는 "올해 광복절 경축식은 광복의 기쁨을 잠시나마 누릴 수 있는 행사가 되지 못했다"며 "파행으로 경축식이 얼룩진 건 4.3배지를 떼자는 원희룡 도정의 제안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4.3기념사위는 "지도자의 역사인식 부재를 변론으로 하고서라도 제주4.3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해 온 것 아니냐는 쓸쓸함마저 일었다"고 말했다.

제주4.3기념사위는 "제주4.3특별법과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주4.3은 우리 민족 스스로 완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한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4.3의 시발점이 된 1947년 3.1절 기념대회의 주요한 외침은 일제 잔재의 청산이었다"고 명시했다.

이어 제주4.3기념사위는 "그런 정신을 원희룡 도정에게 바라지도 않지만 '경축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아 4.3배지를 달지 않았다'는 답변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여전히 궁색하기만 하다"며 "이번 광복절 경축식에서 4.3배지를 떼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4.3기념사위는 "4.3배지를 뗀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4.3특별법 개정을 약속한 원희룡 지사가 해야 할 일은 4.3배지를 버리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배지를 들고 정부와 국회를 찾아다녀야 하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제주4.3기념사위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공항에서, 시청에서, 국회에서, 직접 4.3배지를 달아주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4.3배지를 보냈던 원희룡 지사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제주4.3기념사위는 "배지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이기도 하다"며 "이미지 정치만으로 이득을 얻는 건 잠시 뿐이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실천을 통해, 헌신을 통해 국민들과 도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제주4.3기념사위는 원희룡 지사에게 이번 4.3배지 논란과 관련해 직접 해명하고, 4.3유족 및 제주도민들에게 공개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의 SNS 배경 사진에 가끔 장식품처럼 등장하는 <제주4.3 이젠 우리의 역사>라는 책을 읽어보길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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