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9번부터 33번 확진자까지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자 5명 발생
이동경로 파악 중이나 공개되는 건 방역관점에 따라 일부만... 지사와 실무진 엇박자?

제주에서 지난 24일부터 25일 새벽 밤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5명이나 발생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5명의 확진자 이동동선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고는 있지만 한꺼번에 터지면서 애를 먹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동선은 모두 일부분일 뿐이다. 5명이 모두 개별적으로 이동했을 경우 범위가 매우 넓어져 추가 확진자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4일부터 한꺼번에 5명이 발생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5일 브리핑 현장. ©Newsjeju
▲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4일부터 한꺼번에 5명이 발생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5일 브리핑 현장. ©Newsjeju

# 제주 29, 33번 확진자... 목사 부부, 조사에 비협조

우선 제주 29번 확진자 목사 A씨(70대,남)는 관련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동선 파악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GPS 정보로 추적하고 있다.

반면, A씨의 아내인 제주 33번 확진자 B씨는 지난 23일 오후 6시께에 자차를 이용해 서귀포시 대정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채코너를 들러 야채를 구매했으나, 제주자치도 역학조사관은 접촉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제주자치도 역학조사관은 B씨와 마트 직원 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둘이 대면한 시간이 1분 내에 불과해 마트 직원을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 외 현재 파악된 동선은 없다. 둘 모두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는 상태며, 제주대학교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B씨도 그날 오후 10시에 검체를 채취, 25일 오전 1시 40분께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JDC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JDC가 재난안전 매뉴얼에 따라 ‘재난상황반’을 가동하고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JDC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JDC가 재난안전 매뉴얼에 따라 ‘재난상황반’을 가동하고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 제주 30, 31번 확진자... JDC 근무자와 중등 교사

제주 30번과 31번 확진자도 부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30번 확진자 C씨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 직원이며, 31번 확진자 D씨는 제주시내 중학교 교사다. 둘 모두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자치도 방역당국은 현재 방학 중이라 D씨로 인한 접촉자가 학교와는 상관이 없다고 보고 어느 학교의 교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당초 이 둘은 자녀 1명과 함께 지난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수도권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추가 역학조사에서 부부가 따로 올라간 후 같이 내려온 것으로 정정 확인됐다. C씨는 8월 15일에 올라갔고, D씨가 자녀와 함께 16일에 올라간 후 가족이 같이 16일에 내려왔다.

수도권 어느 지역을 다녀왔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으며, C씨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JDC에서 근무했다. 19일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근무했으며, 이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같은 사무실 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 직원들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이 외의 접촉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20일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했고, 마찬가지로 이날도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21일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일했으며, 이날엔 외부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C씨가 방문한 식당은 현재 파악 중이다.

몸에 이상을 느낀 C씨는 22일 오전 9시 37분부터 9시 55분까지 도련1동에 소재한 삼화상쾌한의원을 방문했다. 병원을 나온 직후 10시 2분까지 시원한약국을 방문해 약을 처방받았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병원에서의 접촉자는 파악 중에 있으며, 약국에서의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분류했다. 현재 C씨는 발열과 두통,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D씨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자녀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목적으로 자차를 이용해 ㄱ어린이집을 갔다 왔다. 허나 제주도 방역당국은 여기서도 접촉자가 '없음'으로 판단했다. 등원과정에서 자녀와 D씨 모두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자녀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됐을 뿐만 아니라 CCTV 확인작업을 통해 D씨가 어린이집 내부로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해 '접촉자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어린이집 폐쇄 여부는 검토 중에 있다.

D씨는 현재까지 19일에 삼화마트, 20일과 22일에 삼화상쾌한의원 및 시원한약국, 22일에 화북 뉴월드마트, 23일에 화북성당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이들 이동동선에서의 접촉자들을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JDC는 자사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통보받자, 접촉자를 17명으로 파악하고 모두 자가격리 시키고, 구내식당을 폐쇄조치했다. 본사 사옥은 폐쇄하지 않기로 했다.

▲ 인천시민인 제주 32번 확진자가 제주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직후 검사 결과 통보도 받지 않은 채 인천으로 돌아가버려 의문이 일고 있다. ©Newsjeju
▲ 인천시민인 제주 32번 확진자가 제주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직후 검사 결과 통보도 받지 않은 채 인천으로 돌아가버려 의문이 일고 있다. ©Newsjeju

# 제주 32번 확진자... 인천시민, 제주서 검사만 받고 곧바로 출도... 왜?

제주 32번 확진자 E씨는 인천시민으로, 질본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제주를 빠져나간 인물이다.

E씨는 지난 8월 23일 오후 2시 35분 김포발 TW723편을 타고 제주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지인 3명과 함께 이도2동 소재의 지인 소유 오피스텔에 머물렀다.

허나 다음날인 24일 오전 9시 50분에 서울 강남구보건소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선 제주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은 뒤 인천으로 귀가해버렸다.

E씨는 역학조사관과의 통화에서 "강남구보건소로부터 확진자 관련 연락을 받고 불안감에 택시를 타고 제주보건소를 방문했다"며 "검사 직후 다시 강남구보건소에서 자가격리 안내전화를 받고, 자택에서 격리하라는 것으로 오인해 그날 오후에 비행기를 타고 급히 돌아갔다"고 말했다.

E씨는 24일 오전 11시 30분께 제주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받은 뒤, 이날 오후 9시 50분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황상 E씨가 자신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음을 직감하자 제주에서 자가격리 하기 어렵다고 보고 즉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E씨는 24일 검사를 받은 직후 확진 통보도 받기 전에 오후 1시 35분 제주발 KE1236편 항공기를 타고 출도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인천시 계양구보건소에 협조를 요청하고 이관 중에 있다고 전했다.

E씨의 지인 3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25일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제주 역학조사팀은 E씨가 이용한 항공기 탑승객 명단과 CCTV, 카드사용 내역 등을 분석해 상세 동선과 접촉자 정보를 추가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5명이 발생하자 도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확진자에 대한 동선을 가감없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5명이 발생하자 도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확진자에 대한 동선을 가감없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 동선 가감없이 공개 주문... 실상은 방역 상황 고려 제한적 공개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확진자 동선은 오차가 발생하거나 너무 늦게 공개되면 도민들로부터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며 "도민들의 불안해소를 위해 확진자의 동선을 사실 그대로 신속하게 가감없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음압병실 부족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관련 시설에 대한 실시간 점검도 당부했다.

원희룡 지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 음압병실이 부족할 수 있어 환자 증상에 따른 일람표를 실시간으로 작성해 무증상, 경증, 중증 환자로 나눠 관리하라"면서 음압시설의 정상 가동 여부를 현장 방문으로 직접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허나 원희룡 지사의 이러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이동경로 상에 노출된 정보들이 가감없이 공개되고 있진 않다. 제주자치도 방역당국은 24일부터 25일 새벽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5명이 발생하는 바람에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공개되는 이동경로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5명에 대한 동선은 추가 확보되는대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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