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간 1000mm에 달하는 폭우, 최대순간풍속 49.2m/s 기록
2만 8천여 가구 정전, 건축물 쓰러지는 등 시설피해 140건 넘고 638건에 달하는 안전조치 취해져

▲ 불어난 빗물로 인해 차량이 고립되면서 운전자와 동승자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 불어난 빗물로 인해 차량이 고립되면서 운전자와 동승자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기록적인 폭우와 돌풍을 몰고온 제9호 태풍 마이삭(MYSAK)으로 인해 제주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진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으나, 하천 범람으로 주민들이 대피하고 돌풍에 차량이 전도돼 운전자들이 구조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2일 오후 10시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집계한 시설피해는 총 139건에 이른다. 공공시설에서 70건, 사유시설에서 6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주로 가로수와 가로등, 전신주, 무인카메라, 신호등, 중앙분리대, 교통표지판 등이며, 사유시설에선 간판과 지붕, 건축물외벽, 태양광패널, 비닐하우스, 현수막, 창문 등의 파손과 선박 침몰 등이 신고됐다.

사계항에서 이날 낮 12시 52분께 레서선박 1척이 배수장치 고장으로 물이 선박으로 침수돼 침몰된 것으로 파악됐다.

▲ 쓰러진 가로등을 소방대원이 안전 조치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 쓰러진 표지판을 소방대원이 안전 조치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 구좌읍 동복리에서 돌풍으로 쓰러져 있는 건축물. 사진=독자제공. ©Newsjeju
▲ 구좌읍 동복리에서 돌풍으로 쓰러져 있는 건축물. 사진=독자제공. ©Newsjeju

이와 함께 재난대책본부에선 정전 피해 가구가 1만 7052가구로 집계됐으나, 제주소방안전본부에선 이날 오후 10시까지 약 2만 8천여 가구에서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도 기상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정전이 복구가 완료된 곳은 4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선 이날 오후 6시 43분께 돌풍으로 차량이 전복돼 1명이 구조됐으며, 서귀포시 색달동에선 차랑이 고립돼 빗물이 차량 안으로 침수하면서 운전자와 동승자 등 4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또한 서귀포시 중문동에서도 고립된 4명이 구조됐고, 정전 피해로 인해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던 3명도 구조되는 등 총 10건에서 21명이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구좌읍 동복리에선 건축물 1동이 돌풍에 쓰러지기도 했으며, 간판이 떨어져 나가거나 쓰러진 가로등을 조치하는 등 총 683건에 달하는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외도동 월대천에선 불어난 하천으로 범람돼 인근 주민 90여 명이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월대천이 범람한 건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에 이어 두 번째다. 한천 역시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는 상태다.

▲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도. 9월 2일 오후 10시 기준. 사진=기상청. ©Newsjeju
▲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도. 9월 2일 오후 10시 기준. 사진=기상청. ©Newsjeju

현재 태풍 마이삭은 이 시각 현재 부산 남남서쪽 약 17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km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45hPa로 여전히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주 북동쪽 해상에 위치해 있어 제주는 점차 태풍의 강한 영향권에선 벗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기록된 최대순간풍속은 고산에서 기록된 49.2m/s가 최고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177km/h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강풍이다. 기상 관측이래 가장 순간풍속이 강했던 건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기록했던 60m/s다.

이 외 새별오름에서도 44.7m/s(161km/h)가 기록됐으며, 성산읍 수산리에서 41m/s(148km/h)의 돌풍이 몰아쳤다. 제주 이 외의 지역에선 여수 간여암에서 기록된 44.6m/s(161km/h)가 가장 강했다.

이 시각까지 누적된 하루 강수량도 어마어마하다. 한라산남벽에 981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영실에도 무려 872mm의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새별오름엔 371mm의 비가 내렸다. 시내권인 서귀포시 신례리엔 452.5mm, 금악엔 373mm의 폭우가 퍼부었다.

기상청은 3일까지도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매우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자치도는 이날 오후 3시에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시키고 비상 3단계를 발령해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 제9호 지나가면, 역대 최강의 태풍 '제10호 하이선'이 한반도 관통 예고 

▲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의 예상진로도. 기상청의 예상대로 진행할 경우, 우리나라에 역대 최강의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Newsjeju
▲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의 예상진로도. 기상청의 예상대로 진행할 경우, 우리나라에 역대 최강의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Newsjeju

한편, 태평양 한복판에서 발생한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은 이 시각 현재 괌 북북서쪽 약 82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다. 오는 9월 6일 오후 9시께 일본 가고시마 서남서쪽 약 130km 부근 해상에 도달하면서 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

이 때의 중심기압은 935hPa이며, 강풍반경이 무려 500km에 달해 이번 9호 태풍 마이삭보다 더 큰 규모와 강도로 제주를 비롯 한반도 전역을 덮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북서진하면서 제주 동해상을 지나고 본토로 상륙해 서울까지 관통할 것으로 관측됐다. 예보대로라면 역대 최강의 태풍이 한반도 전역을 휩쓸어 매우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10호 태풍 하이선의 이름은 중국에서 제출한 것으로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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