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숙 제주관광공사장 예정자 인사청문회

# 농지법 위반 '시인'... 부동산 투기는 '부인'

고은숙 제5대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고은숙 예정자의 자질과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청문회에서는 또 농지법 위반을 비롯한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고은숙 예정자는 농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시인한 반면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일체 부인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문경운 의원은 고은숙 예정자의 재산 증식 과정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문 의원은 "고은숙 예정자의 재산현황을 보니 총액이 30억원이다. 제일기획에 근무할 당시 연봉이 2억9천만 원으로 알고 있다. 재산 증식은 제일기획 근무 당시 받았던 급여를 저축해서 형성한 것이냐"고 묻자, 고 예정자는 "연봉 대부분을 저축했다. 이자로 인해 현금자산이 조성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 의원은 이어 고 예정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고 예정자는 과거 토지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무려 12억7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원에 따르면 고 예정자는 지난 2015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를 1억5천만 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 아파트를 5억 7천만 원에 팔아 4억2천만 원의 차익을 남겼다. 

고 예정자는 또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을 매입한 뒤 몇 년 후 이를 매각해 5억1천만 원에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고 예정자는 아파트 및 오피스텔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총 12억7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고 예정자는 현재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오피스텔을 비롯해 서울 동작구 아파트, 제주도 조천읍 함덕리에 토지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의원은 고 예정자를 향해 "제주도민 67만명 중 주택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줄 아느냐. 제주도민 중 전체 45%가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고 예정자는 부동산에 대한 노하우가 능통한 것 같다"며 힐난했다. 

그러자 고 예정자는 "부동산 투기였다면 장기적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소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10~15년 사이에 우리나라 부동산이 상승함에 따른 이익"이라고 해명했다.

고 예정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은 전면 부인했으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문 의원은 "농지면적 1천평 이상은 자경목적으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며 농지법 위반을 문제 삼았다.

이에 고 예정자는 "그 농지는 제 아버지께서 1980년도에 증여한 땅이었다. 농지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빠른 시일내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해명했다.

▲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 ©Newsjeju
▲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 ©Newsjeju

 

# 난파 직전 '제주관광공사호' 탑승 이유는?

이어 고은숙 예정자를 향한 자질 및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호영 의원은 "고 예정자는 관광에 관해선 문외한이다. 때문에 제주도민들의 걱정이 크다"고 질의하자 고 예정자는 "관광은 관광 하나만의 산업이 아닌 모든 산업이 어우러진 융복합산업이다. 제주관광공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통합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철 의원은 "제주관광공사는 그간 1700억원에 가까운 도민혈세가 들어갔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이며 본인의 차별성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고 예정자는 "저는 마케팅 및 경영 전문가이다. 어떤 기업이든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는 있기 마련이다. 그간 제주관광공사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위기관리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창남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도덕성과 관련해서는 도민들이 판단하겠지만 전문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전혀 경험도 없으신 분이 관광공사에 대해 얼마나 잘 아시길래 응모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게 의문이다. 이 구렁텅이 속으로 왜 들어오시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고 예정자는 "솔직히 저는 제주관광공사가 참 잘 어울리는 자리라는 소리를 예전부터 들었다. 사실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제일기획에 있을 때에도 한 번도 쉬운조직을 맡아 본 적이 없다. 물론 혼자 힘으로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원철 의원은 "그동안 제주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했던 분들은 관광교수이거나, 관광 관련 전문가들이었다. 그러나 고 예정자는 판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아마도 지원이라기 보단 도정에서 스카웃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경운 의원 역시 "공기업을 살리려고 온 것이냐 아니면 원희룡 지사 대권 도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는 것이냐"고 묻자 고 예정자는 "저는 원희룡 지사의 행보와는 전혀 무관하다. 저는 제로베이스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제주에 온 것"이라고 항변했다. 

문 의원은 "제주관광공사는 손대는 사업마다 적자다. 사장을 포함해 경영진들의 급여 반납 의향은 있느냐?"고 물었고 고 예정자는 "1년이 지난 이후 다시 평가를 해달라. 급여 반납은 검토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사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문 의원에 물음에 고 예정자는 "경비절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 지정면세점의 수익 극대화 등 적자에서 흑자로 확실하게 돌려 놓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예정자는 "구조조정에 대해선 중복업무를 없앤다거나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도입 등을 생각하고 있다. 제가 만일 제주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하게 되면 조직경쟁력을 강화하고 유관 기관과의 상생과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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