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합당에 고개를 가로 젓는 듯 보이지만

"한화갑 대표와 만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국민통합을 해야 하고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데 힘을 함께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

세간에 한화갑 대표가 이끄는 평화민주당(이하 평민당)과의 합당설이 도는 국민중심연합(이하 국민련) 심대평 대표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3일 두 사람은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15대 대선 당시 DJP연합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을 이야기하며 우의를 다진 것으로 알려져 정가에서는 충청과 호남의 재결합(?)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양당 일각에서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연대, 나아가 합당은 마이너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만만치 않게 제기하고 있다. 또 양당이 지방선거 이후 사라질 것이라는 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당력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국민련의 핵심 당직자(합당파)는 "따로 따로 가서 어디까지 갈 수 있겠느냐"며 "당장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민주당과 맞설려면 양당의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일정지분의 우리 몫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심 대표는 5일 “저녁한 끼 같이 했다고 연대설이 도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연대에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는 있지만, 그것이 어느 정당과 또는 특정 시기에 연대를 놓고 말한 부분이 아니다”라며 합당론을 경계했다.

한 대표 역시 합당론에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로 6일 "필요하다면 정당간에 연대는 가능하다. 하지만 출생 배경이 다른 당과는 합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심 대표가 합당론에 부정적인 이유는 지난 국민련 창당식이 있는 날, 당시 이규택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국민련과의 합당을 발표했으나 그 직후 희망연대 내 주류세력들이 한나라당과의 무조건적 합당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련은 출발부터 위상에 금이 가는 일을 톡톡히 겪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당의 대표 모두 합당론에 심하게 고개를 가로 젓고 있다.

이에 대해 정가에서는 심대평, 한화갑 대표의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양당이 합당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보면서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뜸을 들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

국민련 입장에서 보면 지역색이 다른 평민당 보다는 여당인 한나라당과의 '콜'을 기다리고 있고 평민당 역시 제1야당인 민주당과의 합당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는 설이다.

합당 시기에 대해선 양당 모두 정치를 아는 집단으로 지방선거를 전후해 모종의 사태(?)가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 컨설팅 관계자는 "국민련이나 평민당이 독자적으로 가면... 글쎄 얼마나 갈 수 있을런지"라며 "결국 그들이 정치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뿌리가 비슷한 기존 거대 정당과의 합당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어쨌든 정가에서는 양당이 합치던지 아니면 각각 다른 정파와 합치는 길을 모색해야 그 살 길이 보일 것이라는 얘기가 횡횡하고 있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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