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제2공항 여론조사 무용지물로 만들어"
민주당, 녹색당, 반대단체 등 모두 원희룡 지사 일제히 비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제주도의회 측과 합의했었으나, 지난 10일 이를 깨고 정상 추진 강행 의지를 드러내면서 또 다시 갈등의 회오리를 만들었다.

이번 여론조사로 어느 정도 갈등의 간극이 줄어드나 했지만, 몇 년째 이어져 온 제주 제2공항 찬성과 반대 양 측간의 신경전이 재발됐다. 오히려 더 극명하게 갈라서게 됐다.

국민의힘 등 찬성 단체 측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이러한 원희룡 지사의 입장 표명에 적극 동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녹색당, 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등의 단체에선 일제히 성명을 내고 이러한 원희룡 지사의 태도를 일제히 비판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2공항 추진 강행 입장 표명으로 인해 또 다시 찬반 양측 간의 갈등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2공항 추진 강행 입장 표명으로 인해 또 다시 찬반 양측 간의 갈등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Newsjeju

민주당 제주도당은 원희룡 지사를 가리켜 한 마디로 '답.정.너'로 지칭했다. 미리 답을 정해놓고 여론조사에 동조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번 여론조사는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의회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던 거였는데, 원 지사는 이날 도의회와는 어떤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입장을 공표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원 지사의 입장 표명을 두고 민주당은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번 여론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회와 지사가 '도민의견 수렴 후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에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원 지사가 이 약속을 저버린 채 입장을 표명한 건,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든 '답.정.너'식 행태"라고 힐난했다.

또한 민주당은 "성산 지역에선 찬성 비율이 높게 나오긴 했지만, 실제 공항 부지로 수용되는 지역주민들은 반대의견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성산 지역주민들이 제2공항 입지에 대한 수용성이 확보됐다는 발언은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원 지사에게 "자신의 시급한 정치적 행보를 위해 제주미래를 이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와 함께 제주녹색당도 원희룡 지사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녹색당은 "도의회와의 합의를 무시한 행보를 보면, 원 지사에게 민주주의란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언제든 쉽게 무너뜨려도 된다는 인식일 뿐"이라고 힐난을 퍼부었다.

녹색당은 "이제서야 제2공항 입지에 대한 투기 의혹이 제기됐고,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공항을 강행하는 건 부동산 투기세력의 이익에 동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제주의 환경을 지키겠다면서 선언한 '송악선언'의 잉크도 채 마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제주도청 앞 천막촌사람들 역시 원희룡 지사의 퇴진 촉구에 목소리를 더했다. 특히 이들은 "성산읍 지역 사전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것이라면 대체 여론조사는 왜 한 것이냐"며 LH 부동산 투기 사태로 번지고 있는 제2공항 투기 의혹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막촌사람들은  "도민 의사를 이렇게 무시하고 자리에 군림해 있을 거라면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마땅할 것이다.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도지사는 도지사가 아니"라며 "그런 도지사는 존재할 필요도 없으니 당장 퇴진하라"고 일갈했다.

제주 제주2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모인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도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원희룡 지사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행동은 "5년 넘게 지속돼 온 제2공항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된 도민여론수렴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한 건,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기에 제주도민을 비롯해 전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와 국토부에도 최종 결단을 촉구했다.

전국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의 뜻이 무엇이든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정 협의에서도 밝혔던 약속(도민의 선택 지원하고 정책결정에 반영)을 이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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