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 전 대표 선거 지원 망설이지 않을 것"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고 있지만 당 중진인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 지원을 망설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는 6·2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지방선거가 D-2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유세지원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게 맞다고 답을 드렸다"며 지방선거에 유세지원을 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또 친박계 후보 등 친분있는 인사들에 대한 선별 지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앞서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세가 어려운 지역에서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호소하지 않겠느냐"며 "그런 지역에 (박 전 대표가)지원을 나설 것"이라고 말해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기대하는 속내를 비쳤다.

여기에 친이 직계 정두언 지방선거 기획위원장도 10일 "전국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들이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데 지원을 못 하겠다고 하면 얼마나 실망이 크겠느냐”라며 "그냥 간곡히 요청하는 수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 의원은 "필요할 때만 박 전 대표를 찾는다"며 "세종시 문제로 계파간 대립을 벌일 때 정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박 전 대표를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말로 맹비난을 퍼부을 때가 엊그제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가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내의 바램과는 달리 세종시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쉽게 유세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정치적인 면만 고려해서 세종시 문제를 봤을 때 원안은 박 전 대표가 2005년 당 대표 시절에 야당과 합의처리해준 만큼 수정안으로 바뀌는 순간 정치적 입지에 큰 손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즉 세종시 문제에서 밀리는 계파는 차기 대선의 정치 스케줄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가의 평이다.

이같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친이-친박계 간의 끝없는 세종시 투쟁(?) 정국이 벌어진 측면이 크며 여기에는 훗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세종시 문제는 수면 아래 있는 듯 보이지만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는 수정안을 6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정가에서는 세종시 문제의 접점을 찾는 묘수가 나오지 않는 한 박 전 대표의 유세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다. 서울포스트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