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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핑크 로제. 2021.04.01.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인기 K팝 아이돌 그룹의 솔로 활동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6일 가요계에 따르면, '블랙핑크' 로제, '위너' 강승윤, '엑소' 백현, '세븐틴' 호시, '레드벨벳' 웬디 등이 최근 잇따라 솔로 활동에 나섰다.

로제는 명실상부 K팝 간판 걸그룹으로 떠오른 블랙핑크 멤버답게 핫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로제가 지난달 12일 발매한 첫 솔로 싱글 'R'의 타이틀곡 '온 더 그라운드'는 미국 등 총 51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을 밟았다.

세계 200여 지역에서 수집된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량을 토대로 순위를 정하는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서 1위로 등극했다. 또 미국 '빌보드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에 역대 K팝 여성 솔로 최고 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발매 일주일 동안 총 44만8089장 판매되며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초동 신기록(한터차트 기준)도 세웠다. K팝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NBC '더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하는 등 미국 주요 토크쇼도 누볐다. 

위너 강승윤은 8년 만인 지난달 29일 솔로 정규 1집 '페이지'를 공개했다.

2010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2'를 통해 솔로로서 눈도장을 받았던, 강승윤은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위너 멤버로 활약했다.

'슈퍼스타K2'로 인연을 맺은 싱어송라이터 윤종신이 수록곡 '아이야'를 피처링했는데, 그가 강승윤에게 "잘 컸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성숙했다. 이번 앨범은 아이튠즈 18개국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엑소 백현은 솔로 아이돌 중 단연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 2번째 미니앨범 '딜라이트'(Delight)를 통해 솔로 아이돌로는 이례적으로, '밀리언 셀러'에 등극했다. 최근 발매한 미니 3집 '밤비' 역시 100만장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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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엑소 백현. 2021.03.30.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세븐틴 호시는 데뷔 6년 만인 지난 2일 첫 솔로 믹스테이프 '스파이더(Spider)'를 발표했다. 호시가 작사, 퍼포먼스 등 제작 과정에 참여한 곡으로, 상대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거미줄에 걸린 상황에 비유했다. 호시는 "이게 바로 '세븐틴 퍼포먼스팀 리더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레드벨벳 멤버 웬디는 7년 만인 지난 5일 첫 솔로 앨범 '라이크 워터(Like Water)'를 발매했다. 타이틀 곡 '라이크 어 워터'는 웬디의 청아한 보컬이 돋보이는 어쿠스틱 팝 발라드다. 서로의 존재와 의미를 '물'에 비유해 작은 빗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서로에게 운명처럼 흘러간다는 내용을 노래했다.

앞서 몬스타엑스 멤버 아이엠도 지난달 솔로 앨범 '듀얼리티'(DUALITY·이중성)를 선보였다.

아이돌 그룹의 솔로 활동 병행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눈에 띄게 그 빈도가 늘었다.

보통 아이돌 그룹 팬들은 앨범 구매, 콘서트 티켓 구입, 굿즈 구매 등의 순으로 팬소비 활동을 한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팬소비 지출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콘서트가 취소됐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멤버들의 솔로 앨범 발매가 팬, 가수, 기획사의 활동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주고 있는 형국이다. 소비심리가 앨범으로 집중되는 일종의 보복소비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 대중음악계 앨범 판매량이 4000만장을 넘어선 것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온차트' 앨범 판매량 리뷰(2020년 1~50주차)에 따르면, 작년 톱400기준 앨범 판매량은 4026만장으로 재작년 2459만장보다 약 64%(50주차 현재 기준)가 성장했다.

물론 멤버 개별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솔로 활동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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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레드벨벳 웬디. 2021.04.05.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강승윤은 이번에 발매한 '페이지'에 대해 "제 10년 음악 활동의 회고록이다. 만들었던 곡들 중에 가장 저다운 곡들이기 때문에 앨범을 세 글자로 설명하자면 '강승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걸그룹은 팀 활동을 통해 무르 익은 개인의 음악적 기량, 보이그룹은 '군백기'(군대+공백기)에 따른 영향도 반영이 됐다.

이미 앞서 제니의 솔로 활동을 통해 시너지를 얻은 블랙핑크는 로제에 이어 리사, 지수의 솔로 싱글로 내놓을 예정이다. 엑소는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 복무 중으로, 팀 전체 활동이 불가능하다. 백현은 5월6일 훈련소에 입소,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한다.

다만 '방탄소년단'(BTS)은 팀 활동을 중시해 정식으로 솔로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다. 대신 RM, 슈가, 제이홉 등은 비상업적 음반인 믹스테이프와 무료 음원 공개 등을 통해 그룹과는 다른 색깔의 음악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코로나19 여파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아이돌 솔로 활동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솔로 활동을 인정 받으면, 결국 팀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솔로 활동 병행의 원조 격인 그룹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은 최근 정규 10집 '더 르네상스(The Renaissance)' 발매 간담회에서 "10년 전쯤에 슈퍼주니어라는 타이틀이 멤버들에게 후광을 비춰줬다. 지금은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각 멤버의 후광이 슈퍼주니어를 더 빛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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