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표 의식하는 모습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갈등 조장하면 모든 역량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 천명

▲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 ©Newsjeju
▲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 ©Newsjeju

제주 성산읍 제2공항의 사실상 무산을 두고 같은 당 내 지역 도의원과 국회의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의원(성산읍)은 23일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출신 국회의원 3인을 향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고용호 의원은 "제가 기자회견을 자청한 건, 지역주민들에게 제 메시지를 전하고, 국회의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며 송재호,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 3인에게 "기존 공항 확충과 정석비행장 활용에 대한 모색을 당장 멈추라"고 말했다.

이어 고 의원은 "6년 동안의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검증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토부가 결정할 문제인데, 국회의원 3인이 나서서 예단해선 안 된다"며 "먼저 국토부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뒤 그 다음에 논의를 모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지난 6년 동안 성산읍 지역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토지거래 허가제와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고, 찬반으로 나뉘어져 주민 갈등이 극에 달해왔다"며 "헌데 이에 대한 아무런 사과도 없이 본인들의 표를 의식하는 모습만 내보이고 있어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서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에 고 의원은 국회의원 3인에게 "먼저 성산읍 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한 뒤 "정부(국토부)의 결정에 일절 관여치 말고 주민갈등의 골을 어떻게 메울지부터 대안을 마련하고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더 이상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조장하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그들을 막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 고용호 의원이 제주 출신 국회의원 3인에게 "제2공항 문제에 관여할 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Newsjeju
▲ 고용호 의원이 같은 당 제주 출신 국회의원 3인에게 "제2공항 문제에 관여할 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Newsjeju

# "난 지역을 위해 일하는 도의원, 당을 위해 일하고 있지 않다" 폭탄발언

같은 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을 공개 저격하자, 기자단에선 "사전에 소통은 한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고 의원은 "전 지역을 위해 도의원을 하고 있지, 당을 위해 일하고 있진 않다"는 폭탄발언으로 응수했다. 이어 고 의원은 "그 분들도 소통하고 그런 발표를 한 게 아니다. 저만 소통해야 하느냐"며 "이에 대해선 제가 감내할 문제"라고 명확히했다.

사실상 다음 선거 때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강경한 발언이다.

고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아직 입지선정 결정이 나지 않았다는 거다. 정부의 최종 결정을 두고 대안을 논의해아지, 결정되기도 전에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여기 안 되니 다른 데로 하라'며 좌지우지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의원은 "그간 찬반 갈등 중심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왔다는 점에 대해선 지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허나 지금 시점에선 성산이 아니면 다른 곳을 해야한다는 것에 동의를 할 수 없다. 권력대로 움직일 게 아니라 국토부가 스스로 결정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정석비행장으로 하면 논란이 또 안 되겠느냐"며 "더 논란을 키우지 말고 일단 정부의 결정을 지켜보자는 것이고, 그 결정에 따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기자단에서 재차 민주당 내 불협화음을 묻는 질문이 던져지자, 고 의원은 "더는 당 내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달라. 제 마음이 편치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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