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ewsjeju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제주도민들의 시선은 그리 달갑지 않다. 도민들은 원희룡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에 이은 지사직 사퇴 표명에 대해 "제주도민도 품지 못한 그가 과연 국민을 품을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제주 출신의 첫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가장 심각한 사태를 맞이한 상황에서 제주도민을 외면한 채 대권 야욕에만 사로잡혀 지사직을 내려 놓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 크다.  

우선 원희룡 지사의 사퇴 소식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민을 기만했다. 그는 재선에 도전했을 당시만 해도 임기 끝까지 제주도민만을 바라보며 제주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원 지사도 시인했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도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임기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하게 되어서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결국 임기 끝까지 제주도민만을 바라보겠다던 그의 약속은 재선 당시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허언'이었다는 점을 그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둘째, 하필이면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할 때 제주를 등지고 떠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기자들도 물었다. "왜 하필이면 지금같은 시기에 사퇴를 하는 것이냐. 원 지사께서는 지금 제주지역 방역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원 지사는 "상대적으로 매우 선방을 했다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는 잘 관리되고 있는 범위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원 지사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코로나19 상황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전달인 올해 7월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7월 한 달 동안 무려 48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제주에서 한 달새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의 경우 일일 최다 확진자에 이어 월별 최다 확진자가 나온 달로 기록됐다. 7월 한 달간 역대 최다 수치란 수치는 싹다 갈아치운 셈이다.

여전히 코로나 확산세는 잡히기는커녕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원 지사는 "선방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ewsjeju

셋째, 도정 공백으로 불거진 공직자들의 각종 비위행위 문제다.

그리 멀리 가지 않더라도 지난 7월에만 일부 공직자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나고 또 방역수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유흥주점을 찾았다가 확진된 공직자 등 공직기강 해이 사례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원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기도 전에 일부 공직자들의 일탈 행위가 벌써부터 터지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도민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원 지사가 사과한지 불과 열흘만에 제주도청 소속 고위 공직자들이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도내 공직사회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제주도내 공직사회는 이미 어수선해진지 오래다. 원 지사가 지사직을 내려 놓기도 전에 '도정 공백 현상'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민 기만, 코로나 방역 떠넘기기, 제주도정 공백 현상 등 원 지사를 향한 민심은 최근 제주도기자도협회에서 실시한 제20대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이 여론조사에서 원 지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25%), 윤석열 전 검찰총장(16.7%), 이낙연 전 민주당대표(15%)에 비해 한참 밀리는 겨우 7.8%의 지지만 받았다. 여론조사 대상이 제주도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지지율은 처참한 수준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연일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제주도민의 민심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원 지사의 대선 출마 행보에 대해 제주도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도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앞서 제주도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은 지난달 27일 공동으로 규탄 성명서를 내고 원희룡 지사의 대선 행보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도의원들은 "과거 도민들의 선택을 호소하면서 임기 끝까지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한 약속을 스스로 저버렸다"며 "대권 도전 결정 전에 제주도민들께 양해를 구하겠다는 약속 또한 지키지 않았다.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원 지사를 향한 비판 여론이 솟구치고 있음에도 원 지사는 지사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아들'임을 연신 강조하기에 바빴다. 

원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계속 되는데 직을 내려놓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 이제 저는 또 다른 꿈을 꾼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감춰진 욕망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저는 제주의 아들이고 제주는 내 고향 어머니이다. 제주는 나의 기반이자 토대"라고 말했다.

그런데 원 지사는 스스로를 '제주의 아들'이라고 칭하면서도 정작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할 때 제주도민을 외면하고 있다. 원 지사의 사퇴 소식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