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호 의원, 오영훈 의원에 "자중해라" 재차 촉구하면서 "본인 문제나 해결해라" 저격

성산 지역으로 정해졌던 제주 제2공항 건설이 무산되자, 성산 지역구 지방의원과 같은 당 제주 출신 국회의원 간에 벌어지는 신경전이 점차 격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의 고용호 제주도의원(성산읍)이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3일 다시 입장문을 내고 오영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을 향해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오영훈 의원이 제2공항 관련 토론회를 개최키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 더불어민주당의 고용호 제주도의원(성산읍)이 제2공항 문제를 두고 같은 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 을)에게 재차 관여말라면서 본인 문제나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Newsjeju
▲ 더불어민주당의 고용호 제주도의원(성산읍)이 제2공항 문제를 두고 같은 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 을)에게 재차 관여말라면서 본인 문제나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Newsjeju

지난 7월 20일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최종 반려하자, 제주 출신 국회의원 3인은 환경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이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오영훈과 송재호 의원 측은 대안으로 정석비행장 활용론을 꺼내기도 했다. 사실상 성산읍에서의 제2공항 건설이 물 건너갔다고 본 셈이다. 이러자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는 대부분의 성산읍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성산읍을 지역구로 둔 고용호 의원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급기야 고 의원은 지난 7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출신 국회의원 3인을 향해 "앞으로의 제주 제2공항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게다가 "자신은 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해 일한다"며 탈당을 각오하는 자세로 기자회견에 나섰음을 알렸다.

이후 오영훈 의원은 제2공항의 새로운 대안으로 '정석비행장'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토론회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토론회는 제2공항 입지가 성산이 무력화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정석비행장은 어떻겠느냐는 취지로 여는 자리였다. 지난 7월 29일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코로나19 확산 시국을 고려해 오 의원이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하려 했으나, 성산읍 지역에서 제2공항이 건설돼야 한다고 찬성하는 지역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해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이에 고 의원이 다시 입장문을 내고 오영훈 의원에게 "자중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고 의원은 "정석비행장의 활용론을 제기하기 전에 먼저 국토교통부가 현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의 재보완 제출 여부 입장을 정리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어 고 의원은 "환경부의 반려 처분에 따라 우선적으로 국토부가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만일, 환경부의 반려 사유에 대한 내용을 보완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 다른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건, 오영훈 의원이 아니라 국토부가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또한 고 의원은 "정석비행장도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선 또 다른 논란거리만 양산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토부에겐 이미 현 공항 확충 등을 포함한 여러 대안들에 대한 검토 자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때문에 국토부가 최적의 대안을 마련해 제주도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먼저 국토부가 성산이 제2공항 최적지라고 제시했다. 이로 인해 지난 6년간 검증과정에서 발생한 온갖 피해에 따른 보상방안을 성산읍 주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고 의원은 오 의원이 겪고 있는 농지법 위반 의혹 문제를 끄집어냈다.

고 의원은 "이해할 수 없는 정석비행장 활용론을 제시하는 걸로 도민사회에 분란과 갈등을 유발시키지 말고, 본인의 농지법 위반에 대한 입장을 도민들에게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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