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과 주말 안방극장을 하얀 의사가운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인기 의학드라마 SBS 드라마스페셜 '외과의사 봉달희'(김형식 연출 이정선 극본)와 MBC 주말드라마 '하얀 거탑'(안판석 연출 이기원 극본)이 운명적인 상황을 맞게 됐다.

이번 주말 막을 내리는 '하얀 거탑'은 담관암에 걸린 주인공 장준혁(김명민 분)의 목숨이 증오의 대상이었던 이주완(이정길 분) 전 외과과장의 손에 달린다. 장준혁은 이주완 교수가 퇴직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그를 보좌했지만 이주완 교수가 차기 외과과장으로 자신이 아닌 노민국(차인표 분)을 지명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또 장준혁이 일으킨 의료사고에서 이주완 교수가 환자측의 편을 들고 이에 장준혁 측이 산재병원장으로 내정된 이주완 교수의 앞길을 막으면서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다. 하지만 최도영(이선균 분)이 장준혁의 수술을 부탁하자 이주완 교수는 흔쾌히 승낙했고 이에 장준혁이 "고맙습니다. 제 집도의가 돼주셔서"라고 화답해 두 사람은 화해의 가능성을 키우게 된다.

3부가 남은 '외과의사 봉달희'의 상황도 흡사하다. 7일 방송에서 이건욱(김민준 분)은 차에 치려던 아이를 구하다 갈비뼈가 부러진다. 내출혈 여부를 검사하던 이건욱이 받아든 결과는 놀랍게도 폐암 2기.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평소처럼 생활하던 이건욱은 물과 기름처럼 앙숙인 안중근(이범수 분)에게 자신의 수술을 부탁한다.

대학시절부터 경쟁했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외과 학과장을 모시며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봉달희(이요원)와의 애정 관계가 추가되고 이건욱이 전부인 조문경(오윤아)과의 아이가 안중근의 아이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무엇보다 안중근은 성악가의 식도암 수술을 집도하다 되돌이 후두신경을 잘라내 그의 목소리를 잃게 한 충격으로 수술 공포증에 빠진 상태다.

나란히 적의 손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며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두 의학드라마의 결론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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