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고기압 영향으로 후퇴 후 다시 북동진하면서 17일 새벽께 최근접

▲ 기상청이 14일 오전 10시를 기해 발표한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 기상청이 14일 오전 10시를 기해 발표한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더욱 더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제주에 더 오랜 기간 동안 매우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이 14일 오전 10시를 기해 발표한 태풍 통보문에 따르면, 찬투의 예상진로도가 다소 수정됐다. 태풍 찬투는 한반도 북쪽에 위치해 있는 강한 고기압대를 밀어내지 못하고 동쪽으로 서진할 것으로 예측됐었으나, 오히려 고기압 세력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 진로도를 보면 태풍 찬투는 중국 상하이 서측 해상과 제주 남서쪽 먼바다 사이에서 제자리를 한 바퀴 돌아 제주로 향하는 모양새를 띠게 됐다.

14일 이시각 현재 태풍 찬투는 중국 상하이 동쪽 약 21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16일까지 이 부근 해상에서 한 바퀴 선회한 뒤, 오는 17일 오전 9시께에서야 시속 17km의 속도를 내고 제주 북동쪽 약 60km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에 근접할 때 태풍 찬투의 중심기압은 975~980hPa로 중국 상하이 서측 해상에 있을 때보다 한 단계 내려간 '중' 등급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초속 29~32(시속 104~115k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을 예정이어서 제주에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게다가 태풍 찬투가 제주에 근접하기 전까지의 이동속도가 시속 2~7km에 불과해 제주는 14일부터 17일까지 최소 4일간 태풍 찬투의 영향권 안에 놓여 계속적인 폭우가 쏟아질 예정이다.

현재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제주 남쪽 바깥 먼바다에 태풍경보가,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 및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지난 13일부터 기록된 누적 강수량은 제주 전역에 50~100mm, 산지에 250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14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제주시엔 37.6mm, 서귀포시에 102.3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많은 곳은 역시 산간 지역으로 진달래밭에 287mm의 폭우가 쏟아졌다.

15일까지 제주 전역에 100~200mm, 많은 곳은 3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태풍 찬투가 최근접하는 16~17일에 이르면 5일간 누적 강수량이 1000mm에 달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14일 현재 시간당 20mm 내외의 비가 제주 전역에 내리고 있다고 밝혔으며, 제주 남쪽에 시간당 50~70mm가량의 매우 강한 비구름대가 북상하고 있어 오는 15일까지는 총 3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상으로는 돌풍과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어 강하고 많은 비에 피해 없도록 하천변 산책로 이동을 자제하고, 공사장 옹벽이나 축대 붕괴 등과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의 이동경로가 이처럼 후퇴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북쪽에 형성된 고기압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고기압은 상층에 기인하고 있는데 몽골 부근으로 기압능이 위치하고 있다. 전면으로는 하강기류가 흐르고 있고, 이 하강기류가 하층의 고기압을 강화시킨다. 이로 인해서 상하이 부근에 있는 태풍은 더 이상 북진을 하지 못하고 정체를 하고 있는 상태며, 이러한 경향은 14일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