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부인 강윤형 전문의, 이재명 후보 향해 "소시오패스 같다" 발언 두고 언쟁

이재명 측, 현근택 변호사 "진단 없이 허위사실 발언, 사과 없으면 법적 조치"
원희룡 전 지사 "아내가 허위 말했을리 없어, 고발해라. 책임지겠다" 고성 질러대

▲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현근택 변호사(이재명 캠프 전 대변인). MBC라디오 '정치인싸' 방송화면 캡쳐. ©Newsjeju
▲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현근택 변호사(이재명 캠프 전 대변인). MBC라디오 '정치인싸' 방송화면 캡쳐. ©Newsjeju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23일 라디오 생방송 도중 더불어민주당 측을 향해 고성을 질러대고 방송사고를 내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원희룡 전 지사의 아내 강윤형 씨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강 씨가 지난 20일 대구 지역지인 매일신문에서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를 두고 "안티소셜, 소시오패스의 전형을 보이는 인물"이라고 발언한 것이 지뢰가 됐다.

원희룡 전 지사는 23일 오전 MBC라디오 프로그램인 '정치인싸'에 출연했는데, 이재명 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현근택 변호사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고성을 질러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됐기에 캠프가 해산됐고, 현근택 변호사는 전 대변인 신분인 상태에서 이날 방송에 출연했다.

먼저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허일후 아나운서가 "지금 시청자분들이 강윤형 씨 발언과 관련해 가장 많은 질문을 보내오고 있어 이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문제를 꺼냈다. 허 아나운서는 "박용천 신경정신의학회장도 '직접 진료하지 않고 진단을 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직접 진료 없이 소시오패스라고 진단을 내린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 후보자와 의논해서 나온 발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원희룡 전 지사는 "먼저 저는 어떤 경우에도 제 아내 편을 서기로 했고, 아내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에 따른 어떤 책임을 질 것임을 말해둔다"며 "여러 정보를 취합해야 하는 건 맞는데, 이재명 지사 같은 경우엔 이미 너무나 많은 정보가 노출돼 있는 상태 아니냐. 그래서 우선 진료를 하지 않고 '의견'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는 "발언 자체는 상의한 게 아니고, 아내가 방송에서 한 얘기는 그간 저와 나눴던 의견보다 너무 완화시켜 얘기했다"며 "굳이 검진해서 진단이 필요하다면 진단서를 발부해 주겠다"며 오히려 민주당 측을 도발했다. 이재명 지사 측에게 정신감정을 받아보라는 얘기다.

그러자 방송의 고정 패널인 김준우 변호사가 "물론 전문가의 입장에서 '의견'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보면 영부인이 되려고 하는 분이 상대방 진영의 리더에 대해 소시오패스 같은 거친 언사를 하는 게 보수의 품격에, 영부인의 품격에 맞느냐는 물음이 분명히 붙는다"며 "때문에 진료적 견해와 정치적 식견 구별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유튜브 방송에서 사회자가 물어보니 그에 (아내가)답한 것일 뿐"이라며 "저도 소시오패스가 뭔지 잘 모른다"고 응수했다.

▲ MBC라디오 '정치인싸' 방송화면. ©Newsjeju
▲ MBC라디오 '정치인싸' 방송화면. ©Newsjeju

이에 이재명 캠프 전 대변인인 현근택 변호사가 "발언을 보니 공식적으론 사과할 의향이 없는 거 같다"고 말하자, 원 전 지사는 "사과를 왜 해야 하느냐"고 받아쳤다.

현근택 변호사는 "의견이라고 하지만, 지난 2017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연예인 유아인에 대해 '경조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가 학회에서 제명된 사례가 있다"며 "그 분도 진단한 게 아니었다. 일반인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의사가 말하는 건 다르다. 이렇게 되면 우선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변호사는 "지금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며 "상대 당 후보로 확정된 분에게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다거나 치료가 안 될 거 같다면서 반사회적 성격이어서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건 인신공격이다. 정책을 얘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사과할 일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협박하는거냐. 마음대로 해라"며 "학회에서 제명하면 감수하겠지만 그걸 왜 캠프에서 거론하나.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는 후보에게만 해당된다.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 허위사실을 얘기했을 때 공표되는 걸로 안다"고 거부했다.

또한 원 전 지사는 "명예훼손이 될 수는 있겠는데, 진실에 따른 명예훼손이라면 어떤 형사처벌이라도 감내하겠지만,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시겠다면 허위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정신감정이 필요할 것이니 언제든 응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다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현 변호사는 "허위사실 유포는 후보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해당된다"며 "제가 다른 후보를 비방하면 전 안 걸리나. 그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에 원 전 지사는 현 변호사의 발언을 가로막고 급작스레 혈압을 높였다. "지금 협박하는거냐. 법적조치해라"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현 변호사가 "제 발언 끝나고 말해라. 왜 말을 가로막나. 협박이 아니라 (종전 발언에)반박하는 게 아니냐"고 대응했다.

그럼에도 원 전 지사는 "직접 책임진다니까"라고 말이 짧아지고 삿대질하면서 "이재명 지사의 입장이냐. 이재명 지사가 직접 고소하라고 해라"고 소리쳤다. 현 변호사는 "왜 성질내는거냐. 일단 제가 말하는 거를 듣고 말하라"고만 할 뿐 같이 원 전 지사처럼 격앙되진 않았다.

다시 원 전 지사는 아직도 분이 삭이지 않았는지 "이재명 지사가 소시오패스인지,아닌지 아느냐"고 다그치자, 허일후 아나운서가 발언 중재에 나섰다. 허나 소용이 없었다.

현 변호사가 "그러면 그 발언의 근거가 뭐냐"고 묻자, 원 전 지사는 "저도 모른다"는 황당한 답변으로 대응했다. 곧바로 현 변호사는 "그 발언이 진단하고 한 거냐. 진단 없이 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국민의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 거다. 대통령이 될 사람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면서 더욱 격양된 하이톤으로 현 변호사를 윽박질렀다.

현 변호사는 "왜 화를 내는거냐"고 침착히 대응했고, 원 전 지사는 "왜 허위라고 단정하나. 허위인지 진실인지 밝히자니까"라면서 이재명 지사에게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현 변호사가 "참, 어이가 없네. 정신감정을 왜 해야 하느냐"고 받아치자, 결국 프로그램 진행 측에서 현 변호사에게 자리에서 벗어나 줄 것을 요청했고, 그대로 퇴청했다.

그런데도 원 전 지사는 분을 삭히지 못했다. 원 전 지사는 "제 아내가 허위를 얘기할 사람이 아니다. 제가 책임지겠다. 제 아내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느냐"며 "제 아내의 발언이 허위라고 할 수 있나. 아내의 제명을 학회가 아닌 캠프에서 왜 주장하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고발해라. 구속시키라고"라면서 격노했다.

이후 원 전 지사도 퇴청하면서 겨우 방송이 중단됐다. 잠시 후 원 전 지사는 다시 방송으로 들어왔으나, 현 변호사는 입장하지 않았다.

이어 원 전 지사는 "제 아내와 관련된 문제로 생방송 중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지켜야 할 예의와 품위를 벗어난 것 같아 죄송하다"고 수습했다.

한편, 원희룡 전 지사와 현근택 변호사는 모두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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