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교육부 방침, 서열화 문제로 전체 데이터 가지고 있는 게 없어" 해명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난 17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오히려 신장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18일엔 2022학년도 제주교육 7대 희망정책 중 첫 번째로 '모든 아이를 위한 학습회복'을 주제로 정책발표를 하면서 기초학력 신장에 성과를 내게 된 구체적인 과정을 밝혔다. 허나 이 발표엔 초등학생에 대한 데이터만 있고, 중등 학생에 대한 내용은 일체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날 오전 제주도교육청은 정성중 학교교육과장이 나서 기초학력 진단과 기준을 세분화하고 독서교육 신장을 위해 촘촘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브리핑에 나섰다. 

브리핑 직후 기자단에선 "초등 부문에선 괄목할만한 지표가 나온 건 확인이 되는데 왜 중등부에 대한 평가결과는 공개가 안 되는 것이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 제주도교육청은 기초학력 평가에서 중등부 데이터가 없는 이유에 대해 서열화를 우려한 교육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Newsjeju
▲ 제주도교육청은 기초학력 평가에서 중등부 데이터가 없는 이유에 대해 서열화를 우려한 교육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Newsjeju

정성중 과장은 "학교간 경쟁이나 서열화 등의 문제로 교육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 어쩔 수 없다"며 "학교명을 밝히지 않은 전제 하에 (초등학생에 대한)한글 습득 정도나 기초학력(3R's - 읽기, 쓰기, 기초수학) 결과를 공개하고는 있으나, 중등부에 대해선 교육부나 전국 17개 시도 모두 공개하는 걸 지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재차 기자단은 "전국 평균 대비 제주의 중등 학력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돼야 하지 않나.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력격차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기에 이를 보완하려면 비교평가 결과를 밝히고 문제점을 도출해 내 대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성중 과장은 "초등부의 한글 미해득 같은 경우는 전수조사를 통해 결과를 얻는다. 허나 중등부에 대한 학력평가는 학교 재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되는거라 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유의미한 통계 결과로 나올 수가 없다"며 "학교 자체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있을테지만 이걸 전체 데이터로 수집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과장은 "하지만 최근 교육부에선 (코로나19로 인해)국가 수준의 학력평가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모든 학년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걸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에 있긴 하다"며 "다만 이게 의무가 아닌 권장의 형태여서 학력평가를 희망하는 학교에서만 할 예정이라 강제할 수 없고, 전수조사 역시 희망 학교에 대해서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학교 단위에서 평가하는 건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게 전체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그 데이터가 집계돼서 A와 B 학교 간에 학력격차 수준이 드러나 버리면 서열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정 과장은 "이는 제주도교육청만의 입장이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모두 공통적인 부분"이라며 "대신 현재 도교육청에선 중등부 학생들의 학력격차가 심하진 않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왜냐하면 현재 중등의 학력수준은 대입 실적이 말해주기 때문"이라며 "대입 표준편차나 수학 분야에서 12년 동안 전국 1등을 하고 있는 것 등의 결과를 보면 여전히 제주도가 최상위층에 위치해 있다. 만일 중등부 학력에 문제가 있다면 그게 대입으로 이어질 것이어서 현재로선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실제로 일부 학교에선 기초학력 단계 중 하위권인 8~9단계에 머무르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고, 1~2등급은 늘었다"며 "이러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중등 학력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는데, 제주교육청에선 전체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 발표를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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