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직원조차 강도인 남아공, 테러 협박까지...축제 즐길수 있으려나

전 세계인의 축구 축제인 '2010월드컵'이 열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연일 강도 습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축제를 즐기기 보단 언제 강도를 만날 지 알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 취재진이 강도를 만난 데 이어 10일 포르투갈과 스페인 취재진들도 강도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숙소에 묵었던 포르투갈 사진기자와 스페인 취재기자는 모두 같은 날 권총강도를 만났다.

포르투갈 축구팀을 취재하기 위해 남아공에 온 포르투갈 사진기자 안토니우 시몽이스는 4성급 호텔인 '넛부시 보마 롯지'에 짐을 풀었다가 새벽 4시에 갑자기 들이닥친 강도 2명의 습격을 받고 카메라를 비롯한 취재장비를 모두 강탈당했다.

시몽이스 기자는 "그들은 나에게 침대에 엎드리라고 한후 담요로 덮은 뒤 머리에 총을 겨눈 채 '어서 잠이나 자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카메라와 렌즈, 노트북 등을 빼앗겼다고 호소했다.

조사결과 시몽이스 기자는 카메라 3대를 비롯해 시가 3만 유로(약 4500만원)에 해당하는 취재 장비, 그리고 현금 3500 유로(530만원), 여권, 옷가지 등을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숙소에 묵었던 스페인 취재기자 미겔 세라노와 루이 그스타보 모라이스의 방에도 강도가 들었다. 이들은 기자들이 잠든 틈을 타 노트북과 3대의 휴대전화, 여권, 현금 4000 유로를 비롯해 셔츠와 청바지 등 다수의 옷을 챙겨 달아났다.

콜롬비아 대표팀도 숙소인 요하네스버그의 호텔 종업원이 훈련 시간을 틈타 선수단의 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큰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호텔 측이나 남아공 정부 차원에서 보상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 피해자만 억울한 셈이 됐다.

호텔 측은 단지 "운이 나빴다. 불행한 사건이다" 정도만 반응할 뿐 보상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남아공 경찰들도 "범죄자들 사이에 외국인은 귀중품과 현금을 지니고 다닌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할 뿐이다.

남아공은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가 38.6명으로 세계 평균(5명)보다 7배 이상 높아 이것만 봐도 치안문제가 얼마나 심각하지 알 수 있다.

또 하루 살인사건 발생 건수가 50건이나 되며 특히 외국인들을 겨냥한 강도, 절도, 성폭력 등의 강력사건을 빈발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 4월 알제리에 근거를 둔 알카에다 마그렙지부(AQIM)는 월드컵 기간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대표팀을 상대로 테러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 월드컵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휴 - 뉴스한국 조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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