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단 버천
집 초잔 와신디
올레서 만난 각신
물질허래 가멍
먼 괸당신디 곳듯
"어떵헌 일이꽈?"
게도 저물어 가난
전복죽 쑤어주언
후후 불멍 먹는디
"무신 욤치로 먹어짐광?"
좀든 것 닮안
솔째기 옆이 누언
손 몬직아가난
"이디가 어딘중도 몰람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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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가여운 사람
근심걱정으로 견디다 못해서
집을 찾아 왔는데
대문 밖 골목에서 만난 마누라는
매녀 일 하러 가면서
이웃 사람에게 말하듯
"무슨 일로 나타났는지요?"
그래도 날이 저물어 가니까
전복 죽 끓여 줘서
식히느라고 후후 불면서 먹는데
"무슨 양심으로 먹고 있는지?"
잠이 든 것 같아
살그머니 옆에 누워서
손 만지작거렸더니
"여기가 어딘 줄도 모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