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탈락하자 슬그머니 교육의원 예비후보로 등록
단일화 직후 "고 후보 돕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는 약속은 '없던 일'?

고창근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제주바른교육연대에 의해 실시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최종 후보로 선택됐다.
▲제주도교육감선거 보수진영 단일화 후보에서 탈락한 김창식 전 교육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제주시 서부지구 교육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해 빈축을 샀다.

김창식 전 교육의원이 단일화 후보에서 탈락하자 슬그머니 자신의 예전 교육의원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섰던 김창식 전 의원은 고창근 교육감 예비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한 직후, 고창근 예비후보가 교육감 선거에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24일, 제주바른교육연대 측의 단일화 후보 발표 직후 김 전 의원은 "우선 고창근 후보를 전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오직 아이들과 학부모만 바라보면서 제주교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다.

또한 단일화 발표 당시 김 전 의원은 사전에 고창근 예비후보 측과 미리 논의해 단일화 발표 결과에 따른 공동 입장문을 마련할 정도로 뜻을 함께 한 상태였다.

당시 김 전 의원은 "단일화 후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제주교육 교체'라는 대의와 단일후보 승리를 위해 뜻을 함께하고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 고창근 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창식 전 교육의원이 지난 3월 24일 제주바른교육연대의 단일화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ewsjeju
▲ 고창근 교육감 예비후보와 김창식 전 교육의원이 지난 3월 24일 제주바른교육연대의 단일화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ewsjeju

허나 불과 일주일만에 헌신짝처럼 이 말을 뒤집고 제주도의원(교육의원)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창식 전 의원은 지난 3월 30일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주시 서부지역 교육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은 교육의원 선거전에 나서야 하는 판국이라 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고창근 예비후보는 선거지원 동력을 잃게 됐다. 단일화를 추진했던 제주바른교육연대 측도 지지세력을 잃어버린 셈이다.

한편, 단일화 기자회견 당시 기자단에선 '설마 교육의원에 출마할까'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이에 기자단이 김 전 의원 측에 교육의원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김 전 의원은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즉답을 피했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교육감 후보로 나온 것도 참모진과 제대로 의논도 못해보고 결정한 거라, 교육의원 선거에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선 그간 고생해 준 참모진들과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겨 둔 바 있다.

결국, 그 여지가 교육감 출마 실패 시 교육의원 재도전을 이미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제도적 미비의 많은 문제를 받고 있는 '교육의원 제도'가 폐지 논란 국면에서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뉴스제주'는 김 전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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