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에 대한 인식이 일부 사람들에게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그 정도는 예전과 달리 크게 개선됐다. 성형을 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외모가 사회적 경쟁력의 강력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성형에 대한 비판적이던 인식이 개선되거나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경희대 의상학과 엄현신씨(34ㆍ여)의 박사학위 논문 ‘얼굴에 대한 미의식과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여성들은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성형수술에 대한 심리적 개방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대 후반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이 성형수술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엄씨가 지난해 9월 서울ㆍ경기지역에 사는 18세 이상 여성 8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7.3%가 '성형수술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나이별로 살펴보면 30~39세는 56.6%, 40~49세 42.9%, 50세 이상은 39.4%가 성형수술 경험이 있으며 특히 25~29세 여성 중 62.9%가 성형수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뿐만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성형수술을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성형이 보편화된 연예계에서도 방송 등에서 성형을 숨기던 관행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밝히는 연예인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성형의 방향타 역할을 하며 일반인의 성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의 성형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최근 들어 연예인의 성형이나 성형 의혹은 악플을 양산하는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성형이 개인의 선택이며 개인의 욕망의 표출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성형은 연예인의 몰개성화와 성의 상품화, 성적 대상화를 초래하며 외모지상주의를 심화시키며 더 나아가 성의 정체성과 자기실현을 왜곡된 방향으로 이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성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비판적 시선이 공존한 가운데 성형을 한 남녀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과 비난의 강도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형을 했거나 성형의혹에 휩싸인 여자 연예인에 대해서는 맹목적인 비난과 인격모독 등 비난 일변도인 경우가 많다.

전혜빈, 현영, 양미라, 옥주현 등 성형을 했다고 고백한 연예인들의 기사가 보도된 뒤 댓글의 상당수가 이들의 성형을 질타하는 비판적인 글이나 악플이 주류를 이뤘다. 성형의혹에 휩싸인 여자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으로 극단적으로 삶을 마감한 유니 역시 한때 성형의혹이 일어 이에 대한 비난을 하는 악플에 한동안 시달려야했다.

반면 최근 5집 앨범을 발표하고 방송활동 등 활동을 재개한 박효신의 쌍꺼풀 수술 사실이 기사를 통해 공개됐다. 물론 박효신의 성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 성형을 한 여자 연예인에게 가해진 비난의 강도보다는 훨씬 약했다. 일부는 성형은 개인의 선택이며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옹호론도 적지 않았다.

박효신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남자 연예인들이 성형을 하고 성형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자 연예인에게 가해지는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비난은 성형한 남자 연예인에게는 찾아 볼 수 없다.

이같은 성형 남녀 연예인에 대한 반응의 차이는 여성에게는 엄격하지만 남성에게는 관대한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성의 대상화나 상품화가 남성에 비해 여성 연예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대중문화의 주요한 소비층이 10~20대 여성들이 다수라는 점도 이같은 반응의 차이를 드러내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은 연예인을 이상적인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적지 않아 남성 연예인의 성형에 대해 비판적이기 보다는 우호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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