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요 6개 항·포구에 설치돼 있는 161개 안전시설 중 42개 불량

소화기보관함도 절반 이상이 불량... 유일하게 하나 있는 이동식 소화설비는 고장 상태로 작동 불능

▲ 제주도 내 모든 항구와 포구에 대한 안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Newsjeju
▲ 제주도 내 모든 항구와 포구에 대한 안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Newsjeju

제주도 주요 항구와 포구에 설치된 안전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 결과, 불량률이 26%로 조사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월 8일부터 제주도 내 모든 항·포구에 설치돼 있는 소방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과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최근 성산항과 한림항에서 잇달아 선박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 7일에 특별요청사항 1호를 발령한 데 따른 조치다.

점검은 소방안전본부의 주관 하에 유관기관과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오는 8월 12일까지 제주도 내 전체 항·포구 109개소에 설치된 모든 소방시설 등 안전시설 및 장비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제주도정은 109개소 가운데 선박이 겹접안하는 6곳의 항구와 포구에 대해서만 1단계 우선 조치사항으로 지난 15일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점검 결과, 비상소화장치와 인명구조함 등 총 161개의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었으며, 이 중 119개가 양호(74%)하고 42개가 불량(24%)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42건의 불량 중 대부분이 소화기보관함과 인명구조함이다. 소화기보관함은 26개 중 절반이 넘는 16개에서 사용요령 표지가 부착돼 있지 않거나 파손 또는 충압이 불량했고, 인명구조함은 43개 중 16개에서 구명조끼가 노후됐거나 덮개가 파손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0건은 호스릴 비상소화장치 고장이나 소화전 자체 파손 등이었으며, 유일하게 딱 1개 비치돼 있는 이동식 소화설비는 동력펌프기 고장나고 흡수관이 파손돼 사용 불가능 상태였다.

▲ 제주도정은 최근 성산항과 한림항에서 잇달아 선박화재사고가 발생하자 제주도 내 모든 항구와 포구에 대한 안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Newsjeju
▲ 제주도정은 최근 성산항과 한림항에서 잇달아 선박화재사고가 발생하자 제주도 내 모든 항구와 포구에 대한 안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Newsjeju

이에 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2일에 도민안전실과 해양수산국, 양 행정시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항·포구 점검결과를 공유하고, 후속조치 등 향후대책을 중점 논의했다.

제주도정은 1단계 점검에 대한 후속조치로 부실 관리시설에 대한 신속한 보완조치를 위해 항·포구 내 어선 밀집 접안구역에 5억 4000여만 원의 예비비를 긴급 투입키로 했다.

전수조사 결과, 이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 항·포구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현재 제주도 내 항·포구 109곳 중 소화기보관함이 설치돼 있는 곳은 단 2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81곳의 항·포구엔 소화기가 구비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정은 소화기보관함을 집중적으로 보강·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항·포구 103개소에 대한 2단계 조사를 마치는대로 항·포구 내 어선 밀집 접안구역에 소화기 보관함을 설치할 방침이다. 

소화기보관함은 어선 밀집 접안 안벽으로부터 10m 이내에 100m 당 1개소를 설치하며, 각 1개소엔 선박용 분말소화기 6대씩 비치된다. 기존에 설치된 71개소 이외에 설치가 필요한 곳은 269개소로 파악됐으며, 이 기준에 의거 소화기를 모두 비치하면 도내 109개 항·포구에 총 333개소의 소화기보관함이 설치되게 된다.

또한 제주도정은 소화기보관함을 도색해 시인성을 높이고, 화재 발생 등 유사 시 누구든지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안전시설 및 장비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해 시설별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해 언제든 100% 가동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근오 소방안전본부장은 "항·포구 소방시설 등에 대한 1단계 조사 완료에 따라 미비한 시설은 즉각 보완 조치하고, 정기 점검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며 "현재 점검 중인 항·포구 소방시설도 기간 내 차질 없이 점검을 마치고 후속조치 등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도 내 항·포구에 설치돼 있는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109곳의 항·포구 중 81곳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Newsjeju
▲ 제주도 내 항·포구에 설치돼 있는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109곳의 항·포구 중 81곳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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