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건소에서는 오늘 제주시 성안교회 부설 전문 집수리 자원봉사팀인 사마리아회와 함께 홀로노인가구, 암투병 환자 가구를 방문하여 집중보수, 방충망교체등 주거개선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한분 노인의 편안한 여름을 위해 땡볕아래 묵묵히 땀흘려 주셨고 그곁에는 자신의 집이 변하는 모습을 신기해하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홀로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아버지에게는 딸이 하나 있으나 주변에서 딸이 아버지를 찾아 온 적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직업의 특성상 많은 노인을 만나지만 그때마다 집에 계신 거동이 불편하신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어머니는 홀로 6남매를 키우는 모진 세월 앞에 당뇨병과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관절수술을 앞두고 계신다.

우리는 누구든 부모에게 갚지 못할 큰 빚을 진 자로서 독거·투병노인, 자식이 있으나 돌보지 않는 노인, 치매, 거동불능 노인, 휜 허리로 가족을 부양하는 노인 등 우리주위의 노인들을 위하여 조금 더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미아방지를 위하여 아이에겐 목에 이름을 새긴 금목걸이, 팔찌, 신변보호를 위한 호루라기, 핸드폰 등 모든 것을 다해줘도 치매증세가 있는 노인에 대하여 우리가 그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해마다 치매노인 실종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보건소에서는 치매노인 배회방지를 위한 인식표사업을 하는데 치매의심노인의 자녀에게 인식표를 열심히 설명하고 사용을 권하여도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아이가 자라면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이 되는 당연한 세월의 이치 앞에 자식에게 쏟는 정성의 반이라도 부모와 이웃에게 쏟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소외감, 무기력 등 정신적 문제, 고물가·고유가 시대에 재정적인 어려움, 퇴행성 관절염, 만성적인 통증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늙었으니 아픈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며 사회적인 복지정책이 쏟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의 노인은 너무도 많다. 한 번 더 노인의 방을 들여다보고 한번 전화를 드리는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

"나무가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질 아니하고, 자식이 봉양코져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효성스러운 사람은 효성스런 자식을 낳는다“ 는 옛말이 있다. 핵가족화 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속에서 교육받고 자라난 세대들에게 과거와 똑같은 경로를 기대하는 것이 무색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라도 이젠 무언가 조금씩 바꿔 부모님 또는 주변의 노인에게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와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매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한껏 마음이 들뜰 때이다. 그러나 정작 소외된 노인에게는 추운 겨울 못지않게 외로운 계절이 되고 있다.

이웃사랑은 때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겨울 한철 일회성 관심보다는 약간은 부족한 듯 하더라도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노인에게 정작 필요할 것이다.

올 여름에도 불우한 노인을 위한 집수리사업에 흔쾌히 동참하신 사마리아 자원봉사회와 가가호호, 사시사철 발로 뛰는 전 보건소의 방문간호사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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