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전환평 '조류 등 서식역의 보전' 중점 검증
"빈약한 자료 이용, 통계학적 의미없는 넌센스"
"조류 서식역 확보 방안 타당성과 철새도래지 보전 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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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시민단체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과학적 타당성과 조류의 보전대책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4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이하 전환평)에 대해 '조류 등 서식역의 보전'을 중점으로 세번째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도민회의는 이날 전환평의 조류충돌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과학적 타당성이 없는 엉터리 평가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전환평에서 지난 14년 동안 국내 공항에서 항공기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종만 평가에 포함했기 때문에 제2공항 계획지구와 주변에서 발견된 172개 종 중에서 133개 종이 제외됐다는 것이다.

또한, 충돌이 발생한 종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크기나 무리 특성과 무관하게 피해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피해 발생 여부나 경중은 항공기 어느 부분에 충돌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인데 빈약한 통계로 심각성 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우연적인 것을 일반화 시키는 오류"라며 "이렇게 빈약한 자료를 종별 충돌 위험성 평가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통계학적인 의미가 전혀 없는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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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DS 산출식. ©Newsjeju

또한, 이들은 이러한 통계를 기초로 계산된 TPDS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TPDS는 연간 조류에 피해를 주는 충돌이 얼마나 발생할 것이냐를 미리 계산하는 식이다. 

피해가능성은 조류별 피해건수에 전체 충돌건수를 나누는 식으로 구하는데 국토부가 피해발생이 확인됐다는 14종 외에는 모두 0으로 계산된다. 

이에 도민회의는 "전환평에서 TPDS 값이 높게 나온 고위험 조류 중에 알락할미새는 21g, 꼬마물떼새는 39g에 불과하다며 작을수록 위험하다는 말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도민회의는 브리핑서 2021년 재보완서 작성 당시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와 관련, 여러 문제를 지적했으나 전환평에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고 설계 단계로 넘어가버렸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조류충돌의 위험성과 철새도래지 등 서식지 보전의 상충 문제는 입지타당성을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고 KEI 등 전문기관에서도 계속 지적했던 문제"라며 "자신들이 선정한 전문가들의 자문의견조차 반영하지 않고 넘겨버린 것은 조류충돌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할 경우 공항입지로 타당성이 없음을 국토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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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 비행안전 확보 대책이 주를 이루는 관리방안. ©Newsjeju

도민회의는 전환평에 철새도래지 보전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도 꼬집었다. 

이들은 "조류의 서식역 확보 방안에 육상 조류를 대상으로 할 뿐 철새도래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서식지 안전성 확보방안은 해상 및 육상 양식장에 대한 조류 유인 저감 대책으로 항공운항 안전을 위한 대책일 뿐 조류 보전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충돌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관리 방안에서 하도리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일대 해안가는 충돌 위험지역으로 판단된다고 하면서도 대책은 '조류충돌 예방활동을 위한 연구기구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 제시 뿐"이라며 "국토부가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를 거짓·부실로 축소·조작한 이유는 철새도래지에 서식하는 조류에 대한 보전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육상조류의 서식역 확보 방안도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전환평에서는 '계획지구 주변으로 계획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지닌 서식환경이 넓게 분포하므로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의 서식지 선택에 따르면 주변지역으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그러나 전문기관인 KEI는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의 서식지 선택은 선호지역과 비선호지역의 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이상적으로 적정하게 분포·분산되는 이론으로 ‘서식지 교란에 따라 타 지역으로 이동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며 "또한 KEI는 ‘물리환경적 특성에 따른 유사성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민회의는 다음 브리핑은 숨골, 수자원 문제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소음 등을 주제로 몇 차례 추가적인 브리핑이 더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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