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이젠 불씨를 이용한 방식은 안 돼"

'앙꼬 없는 찐빵'으로 명맥 유지? vs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축제 변경? 

▲ 지난 2019년에 개최됐던 제주들불축제 현장. 이제 이 모습들은 영원히 볼 수 없게 됐다.
▲ 지난 2019년에 개최됐던 제주들불축제 현장. 이제 이 모습들은 영원히 볼 수 없게 됐다.

제주들불축제가 '불' 없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변경되거나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진행된 제415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들불축제 문제에 대한 질의를 받고 "이젠 불씨를 이용한 방식은 안 된다"고 천명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올해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산불이 일어난 해라고 한다. 앞으로 들불축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고 물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전제한 뒤 "시민들께서도 전 국민들이 좋은 축제로 평가를 했을 만큼 우수 축제로 발굴됐지만 축제 개최 시기가 기상여건 상 건조할 수밖에 없는 때이고 산불에 상당히 취약한 시기여서 앞으론 들불을 놓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오 지사는 "물론 시민들의 의견도 중요하다"면서 "중앙정부나 도정의 정책적 판단도 중요하다"도 말했다. 오 지사는 "도정이 지속가능한 생태적 접근을 추구하고 있는만큼 (들불축제가)그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그러면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할 것 같느냐"며 "26년간 이어온 축제인데다가 제주 최고의 축제라는 위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들불축제에서 불을 빼면 '앙꼬 없는 찐빵'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축제를 2~3일 동안만 하는 것에서 연대나 봉수대 등을 이용해 좀 더 오랫동안 제주 곳곳에서 할 수 있는 방식은 어떠냐"고 제안해봤다.

오 지사는 "활용 취지는 공감하나 불을 통해서 신호를 보내는 방식은 현재 사회와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이를테면 레이저를 쏘는 방식 등으로 다양하게 검토해 볼 순 있겠으나, 어쨌든 이젠 불씨를 날려선 안 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개최될 들불축제에선 '불놓기'나 폭죽, 불꽃놀이 등 불이나 화약을 동원한 행사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들불축제' 명칭 자체도 변경돼야 할 것으로 보이며, 축제의 성격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전환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올해 제주들불축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육지부에서의 잇따른 산불로 인해 '불놓기'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다른 부대행사들로만 진행해 개최했다. 지난해엔 전면 취소된 바 있다.

연이은 산불 위험 경보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개최시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들불축제 행사 자체가 기후재난을 가속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라며 행사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이에 제주시와 제주도정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행사의 방향성을 고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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