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제주 추진 사업들, 정부 정책과 괴리있다" 항변하나
이승아 의원 "무슨 소리? 추진 사업들 모두 공약사안들이었다" 반격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승아 제주도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승아 제주도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Newsjeju

정부가 무려 550조 원이나 투자한다는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제주가 빠진 것을 두고,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또 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

올해 첫 도정질문이 진행된 11일 오후, 이승아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역대 최고치라고 하지만 제주는 2년 연속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있다"며 "제주가 정부의 국책사업(국가산업단지)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영훈 지사가 "제주에선 산업단지 시행 주체가 JDC에게 주고 있고, 이미 3차 산업단지에 대한 시행계획이 마련돼 있어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해명하자, 이승아 의원은 "맞는 설명이긴 하나 신청자격이 없었던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오 지사는 "제가 취임한 이후 공모사업이었다면 신청했을 수도 있지만, 이미 이 사업에 대해선 공모에 응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실무 부서의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허나 저라도 이 상황에선 추진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기본계획과 입지선정 타당성 분석이 완료된 다음에야 신청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제한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다른 지역 역시 다르지 않은 조건이었다고 재반박했다. 또한 정부에선 해당 사업을 수도권 외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조건도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오 지사는 "잘 안다. 다만, (정부의 공모사업은)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신산업 정책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소산업의 경우엔 정부는 그레이 수소 확장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제주에선 그린수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이어 오 지사는 "정부에선 UAM을 고흥 지역을 중심으로 하겠다곤 하지만, 제주는 일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우주산업에 대해서도 국가는 우주항공청을 고흥에 두겠다는 것이고, 제주는 소형발사체와 큐브위성 등 정부의 사업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 이승아 제주도의원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Newsjeju
▲ 이승아 제주도의원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Newsjeju

그러자 이승아 의원은 "정부에선 이 사업에 대해 지역에서 비교 우위를 선택해서 신청하라고 했다. 그러면 중앙정부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이외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해 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게 방침이었다"며 "그러면 과연 제주엔 이런 사업들이 지역공약으로 없었나. 아니다 분명히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 지역을 보면 이미 다 선정돼 있다. 안타까운 건, 제주도정에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곤 하지만 (정부의 정책과)중복되는 내용들이 많다"며 "강원도의 경우는 공약에 정책과제로도 없었는데 천연 바이오, 제약, 화장품 산업들이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정부가 55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지사가 말한 수소나 우주산업, UAM, 미래차, 국가산단 등 제주가 추진하려는 사업 모두 정부에서도 중점 핵심사업들로 추진하는 건데 이걸 제주가 자체적으로 하겠다고 하니, 정부 지원을 받는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게 아닌가 우려되서 드리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 지사는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과 제주도가 추진하는 전략 산업이 상충되지 않는다"고 재차 반박하면서 "제주엔 제주만의 전략이 있다"고 대응했다.

오 지사가 거듭된 지적에도 수긍하려들지 않자, 이 의원은 "이를 물어본 건, 현재 제주경제가 너무 어려운 상황인데도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갖고 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관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질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허나 오 지사가 재차 "전 아직 그렇게 비관적이진 않다"고 맞서자, 이 의원은 "지금 지정된 산단이 향후 5~10년 후에 자리잡게 될 때, 그 경쟁력에서 제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다다르게 될 때가 우려된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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