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선 에코랜드GC가 유일하게 선정... 100% 무농약
제주자치도, 인센티브 지원 검토해 친환경골프장 확대 모색 중이나 현실적으론...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16일 에코랜드GC를 방문해 친환경골프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16일 에코랜드GC를 방문해 친환경골프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Newsjeju

전국에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골프장은 단 3곳에 불과하다. 이 3곳 중 한 곳이 제주에 있는 에코랜드GC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의 생명자원인 지하수를 보존하고, 청정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골프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17일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16일 오후 3시 친환경골프장 우수사례로 선정된 에코랜드GC를 방문해 운영현황을 살펴보고, 도내 골프장을 친환경골프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에코랜드GC는 화학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제제를 활용하는 골프장이다. 지난 4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전국 농약 미사용 골프장 3개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바 있다. 다른 두 곳은 경남에 소재한 의령친환경골프장과 전남에 있는 에덴CC다. 

이날 오영훈 지사는 에코랜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친환경골프장의 장점과 애로사항 등을 공유했다.

에코랜드GC 사업 담당자는 "친환경골프장으로 운영하면서 흙냄새와 풀냄새, 신선한 공기 속에 일하는 종사자와 고객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농약을 쓰지 않으니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도로에 미꾸라지들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생물제제 사용은 장마기간엔 일반 농약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도 관행보다 2~10배 이상 더 들어 경영에 어려운 점도 있다"며 "친환경골프장 확대를 위해선 인센티브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광활한 규모의 넓은 잔디를 친환경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매우 많은 수고와 예산이 들어감에도 현재 친환경골프장에 대한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의 인센티브는 전혀 없는 상태다.

에코랜드GC가 친환경골프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에코랜드 조성사업 개발 당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으로 골프장을 무농약 친환경으로 조성하라는 주문을 달았었기 때문이다. 즉, 에코랜드 개발사업자가 이를 잘 지켜 온 결과인 셈이다. 때문에 전국의 다른 두 곳도 친환경골프장으로 조성된 사유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부대조건 이행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즉,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친환경'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태여서 운영자 입장에선 '인센티브'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지하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도내에  골프장이 많은 만큼 친환경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지하수 문제에 해답을 찾기 어렵다"며 "에코랜드GC의 운영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다른 골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과 인센티브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친환경골프장 확대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허나 현재 당장 할 수 있는 건 친환경골프장 인증패 수여 정도 뿐이다. 환경부에서 별도의 인센티브 정책을 수립한 게 없는 상태여서다. 정부의 지원을 촉구해 인센티브 제도 마련을 바랄 게 아니라면 지방비로 정책을 구상해야 하는 단계다.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는 지난 11일에 제주도청 본관 2층 백록홀에서 김성중 행정부지사의 주재로 '지속가능한 친환경골프장 조성 전담조직(TF)'제1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회의는 골프장 내 농약사용 저감 및 친환경골프장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각 부서별 추진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서는 △제주도-골프장 간 수질관리, 경관, 청정이미지 등을 위한 공동 노력 △관련 부서 간 협업체계 강화 △골프장 운영주체 참여 및 관리자 네트워크 구성 △해외사례 검토  △골프장 관련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친환경골프장 조성에 따른 정책·기술적 지원방안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정은 향후 도내 골프장을 대상으로 친환경골프장인 에코랜드GC의 사례를 공유하고, 골프장 농약사용량 등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농약사용 저감방안을 알려 친환경골프장 전환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국에 분포해 있는 전체 골프장은 545개소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단 3곳 뿐이어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골프장의 비율은 0.55%에 불과하다. 제주도 내 골프장은 총 30곳이며 단 한 곳에서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농약 사용 저감 우수골프장' 50개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제주지역에선 에코랜드GC를 포함해 레이크힐스 제주CC, 더시에나CC, 크라운 등 4개 골프장이 포함됐다. 이들 골프장들은 전년 대비 농약 사용량이 줄어든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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