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개발사업 떠맡은 도시공사 채무액만 6조6000억원… 새 시장 최우선 해결과제

인천시 부채는 양파껍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겨져 있던 부채가 새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송영길 시장은 선거전에서 7조원에 달하는 인천시 부채 문제를 들고 나왔다. 상당수 시민들은 처음으로 드러난 부채 규모에 놀랐다. 그러나 인수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추가로 2조원이 넘는 부채가 새롭게 확인됐다.

부채의 최대 진원지는 전임 안상수 시장의 각종 개발사업을 떠맡은 인천도시개발공사. 연말까지 6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산규모 8조6863억원의 75.9% 수준으로 내년부터는 매일 7억원가량씩 이자를 물어야 한다.

여기에 올해 말 인천시의 채무예정액인 2조7526억원 등을 합치면 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이자 규모만 해도 3000억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금융부채의 대부분이 국·공채 금리 수준인 4%대를 넘는 5~6%대 수준이라는 것. 이 중 1400억원은 6% 이상이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채를 제대로 상환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부채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비용 5000억원과 유치과정에서 약속한 스포츠 약소국 지원금 2000만달러, 각종 보조경기장 건설 등을 모두 합하면 3조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안상수 전 시장이 주경기장 신축을 조건으로 국고보조를 받지 않기로 정부와 약속하는 바람에 재원 조달 방법도 만만치 않다.

아시안게임에 맞춰 4년이나 공기를 단축한 인천도시철도2호선에도 2조원이 넘는 예산이 추가돼야 한다. 인천시가 LH공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구 가정오거리 개발사업(루원시티)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천시가 손실분의 50%를 LH공사 측에 보장해주기로 한 사실이 최근 밝혀지기도 했다.

송영길 시장은 해결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취임식 직전 당선자 신분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찾아가 주경기장을 신축하거나 월드컵 때 신축한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쓸 수도 있다는 내용을 합의했다. 도시철도2호선도 공기를 늦추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2가지 모두 개발기대를 품고 있던 서구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있다. 9일에는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 부채의 실상을 알리고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8일 정확한 부채 규모와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대책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는 재정운영의 합리화를 위해 각종 사업에 대한 재검토도 진행된다.

부채 상환 기간을 늘리고 고금리의 금융기관 부채를 공적기금 부채로 전환하는 방안도 찾기로 했다. 전임 시장의 개발 지상주의가 초래한 막대한 부채 문제 해결이 신임 시장의 최우선 해결과제가 된 셈이다.

윤관석 인천시 대변인 내정자는 “인수위 시절 7조원인 줄 알았던 부채가 9조6000억원에 가깝다는 걸 발견하는 등 또 다른 부채로 기존 부채를 덮어 막는 인천시 재정 구조를 확인하고 아연실색했다”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