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주표선고등학교 방문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입시 우려 알지만 중요한 것은 수업과 학생들의 역량... 전국 확대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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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표선고등학교에 방문했다. ©Newsjeju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제주표선고등학교에 방문해 "IB교육과정이 전국적으로 확대됐음 한다"며 "제주도에서 우선 좋은 사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22일 오전 10시 30분 경 IB교육과정을 채택·시행 중인 제주표선고등학교에 방문해 표선고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관계자 간담회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과 표선고 교감교사와 IB교과담당교사, 학생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주호 교육부장관의 인사말 ▲김광수 교육감 인사말 ▲학교 현황 설명 ▲교원, 학생, 학부모 의견청취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이 교육부장관은 간담회를 시작하기 앞서 "한국 교육은 지금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먼저 변화를 위해 국가 쪽에서 많이 지원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IB 교육과정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교육의 미래기 때문에 장점보다는 문제점을 명확하게 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IB교육은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 비영리 기관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aganization)가 개발해 보급한 교육과정으로 국제 학교에서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고, 세계적인 시각과 인문학적 태도를 배양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제주에서는 2019년 제주도교육청이 IB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와 IB 한국어화 추진에 대한 약정을 체결한 이래로 표선고등학교에서 IB월드스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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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에 답변 중인 표선고 부지우 학생회장. ©Newsjeju

이번 표선고를 방문한 이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에게 일반 고등학교와 비교했을때 IB 교육과정에서의 장단점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표선고 3학년 부지우 학생회장은 "일반 학교랑 가장 큰 차이점은 수업의 깊이와 친구들의 참여도인 것 같다"며 "다른 고등학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을 이수하는 대신 내용을 더 깊게 공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직접 생각하게 만들면서 참여도를 올린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보고 그냥 이해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해야 풀어나갈 수 있을지, 글로벌 이슈와 연결하자면 어떤걸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단점에 대해서는 "중학교 과정까지는 일반 주입식 교육을 이수하다보니 처음 진학했을때 힘든 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1학년 때는 프리 디피(Pre-DP) 과정을 통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미아 표선고 학부모 회장은 대학 진학 부분에서의 한계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오 회장은 "전공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면 가고싶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니 학부모들은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많다"며 "IB교육과정은 장점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대학 진학 걱정이 많다보니 공교육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라"고 교육부장관에게 부탁했다.

교사들도 IB 교육과정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서술하면서도 교사들의 연수 필요성을 서술했다. 

또, 수업과 진학상담, 학생관리, 대학 방문해 IB홍보 활동을 하는 것 등 업무 과중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표선고 3학년부장 최승은 교사는 "객관식으로 문제를 내게되면 학생들이 정말 답을 알고 맞췄는지 잘 분간이 안될 수 있지만 IB교육과정에서는 서술형 문제를 내다보니 어떤 생각으로 답을 썼는지 확실히 보인다"며 "학생들이 답을 쓴 것 가지고 지속해서 회의나 피드백을 거쳐 채점 기준을 재조정하기도 하고 회의를 정말 많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B과정이 처음 도입돼 진학 설명도 쉽지 않다"며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성적인 평가다 보니 학생들의 성취도나 과목 원점수 등 고려할 것이 많아 진학 상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교육청에서도 계속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학들에 방문해 교육과정에 대해 홍보도 병행하면서 발로 뛰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 많이 알려야 되는 상황이지만 수업이나 진학상담, 또 학생 관리도 해야되는 입장에서 업무 부담을 조금 느끼고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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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선고 방문 간담회. ©Newsjeju

표선고 IB 김영 교육부장은 "일반고 재직 당시와 지금 또 IB를 담당하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며 "선생님들은 매 스텝마다 연수가 필요하다. 평가 문항을 내는 것부터 반영하고 아이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설계, 검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수도 교과별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생님들이 서술형 평가를 채점하는 것에 대해 많은 회의를 거치는 만큼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며 "이번 중간고사 때는 한 문항을 가지고 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우려에 대해 이 교육부장관은 "대입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이런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21세기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배울 수 있고 그런 것들을 학생들이 잘 길러내는 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육부장관은 "이번 수능 이슈만 하더라도 입시는 당연하게 바꿔야하는 건데도 불안해하는 부분들이 많다"며 "국가적으로도 첨예한 갈등이 유발될 수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고 돌다리도 두드려가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적인 입시 제도는 좀 느리게 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수업이고 아이들의 역량"이라며 "IB가 제주도에서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확대됐음 하는 바램이 있고 제주도에 좋은 사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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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참석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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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간담회에 앞서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표선고 화학 수업을 참관했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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