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자전거도로 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공감

▲ 창원시의 자전거도로. 인도 및 차도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 ©Newsjeju
▲ 창원시의 자전거도로. 인도 및 차도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 ©Newsjeju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5분 도시' 조성에 자전거가 필수 요소라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선 현행 도로의 차선을 줄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전거 도로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기자단에서 "행정에서 자전거팀을 신설한 걸로 안다. 허나 아직 제주의 자전거도로는 활성화 된 상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자전거는 15분 도시 조성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앞선 조직개편을 통해 자전거 관련 팀을 만들었다"며 "우선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그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지사는 "현행 제주의 자전거 도로 시스템에선 자전거를 많이 타라고 권장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한 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도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로 다이어트'에 대해 오 지사는 "편도 3차선 도로를 유지하면서 자전거 도로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2차선으로 줄이고 한 차선을 자전거 도로로 만드는 정책이 실행되지 않으면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이와 병행한 사업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 제주의 자전거도로. 인도와 겸용돼 있으며 킥보드도 다닐 수 있게 돼 있다. 심지어 버스정류장까지 같이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 사실상 자전거도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Newsjeju
▲ 제주의 자전거도로. 인도와 겸용돼 있으며 킥보드도 다닐 수 있게 돼 있다. 심지어 버스정류장까지 같이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 사실상 자전거도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Newsjeju

이와 함께 오 지사는 공유 자전거 사업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울시의 따릉이 사업의 예를 들었다.

오 지사는 "물론 자전거 주차장이나 대여 장소가 더 확충돼야 한다"면서 "다만 제주의 도로 상황 여건을 보면 내리막이나 오르막 길이 많아 출퇴근으로 자전거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기자전거가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보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시사했다.

이어 오 지사는 "이미 제주에서 차량등록 대수가 70만 대를 넘어섰다"며 "차량이 더 이상 증가하는 건, 제주의 환경수용 역량을 고려했을 때 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교통체제의 문제 해법에서 도로를 더 늘리는 건, 더 이상의 능가사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우선 차량을 줄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관점에서 15분 도시의 시범사업을 4개 지역에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7월 중에 중간보고회를 통해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전임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환상 자전거 길'을 조성한 바 있다.

허나 명칭만 이러했을 뿐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현재 조성된 제주의 자전거도로는 버스정류장 등이 세워져 있는 인도와 혼용돼 있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실제 많은 자전거 이용자들은 자전거도로가 버젓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가장자리를 이용해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환장 자전거 길'이라는 비아냥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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