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조 지 영. ©Newsjeju
▲ 서귀포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조 지 영. ©Newsjeju

서귀포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 조 지 영

누군가 내게 동백꽃은 세 번 핀다고 했다.
한 번은 나뭇가지 위에서 또 한 번은 길 위에서 마지막 한 번은 마음속에서.

제주,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중에 하나인 동백꽃.
겨울이면 제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서 제주의 상징꽃이구나 하고 혼자 생각했다.
그때는 동백꽃을 제주의 상징꽃이라고 생각했고(*제주의 상징꽃은 ‘참꽃’이다.) 그래서 4.3을 추모하는데  제주의 상징인 동백꽃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백꽃이 제주4.3 추모의 매개체가 된 계기가 있다.
강요배 화백(제주, 서양화가)의 ‘동백꽃 지다’가 1992년 세상에 나오며 4.3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의 모습이 차가운 땅 위에 떨어진 동백꽃을 연상케 했다.
이에 도에서 4.3사건 70주년인 2018년부터 추모배지를 제작하여 배포하게 된다.
선입견 때문에 공부없이 작품을 먼저 대하곤 하는데, ‘동백꽃 지다’라는 작품을 봤을 때, 제주출신 화가라 한겨울 피었다 사라져 가는 동백꽃의 아쉬움을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강렬했던 작품 ‘붉은 바다’는 석양에 불타는 제주 들판의 아름다움이라고.
작품 ‘한라산 자락 사람들’을 볼 땐 농번기에 마을주민 단합을 위해 야유회를 떠났구나, 그런데 왜 그 힘든 한라산으로 야유회를 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며 작품의 스토리를 찾아보았다.

흔히들 보이는게 다가 아니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노을로 붉게 물든 들판은 노을이 아니었고, 야유회를 나온 주민들의 얼굴은 너무 어두웠으며, 한 떨기 동백은 너무나 처연했다.

동백꽃이 9월 서울에서 핀다.
우리 제주에서 기획·제작한 뮤지컬 ‘동백 꽃 피는 날’로 국립정동극장에서 피어난다.
70년 전의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아들, 딸들에게 그리고 바다 건너 육지사람들에게.
그들의 마음에 어떤 동백꽃이 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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