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주입한 버스, 4일 첫 시범운행... 10월부터 시민 탑승 정상 운영
오영훈 지사 "역사적인 날... 이날까지의 노력과 역할,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그린수소를 이용한 버스 운행이 전국 최초로 4일 제주에서 이뤄졌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생산해 낸 수소 연료를 말한다. 재생에너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 낸 수소는 '그레이수소'라고 부른다. 수소 생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탄소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수소버스는 제주 이 외 다른 지역에서 이미 운행 중이긴 하나, 모두 그레이수소를 연료로 한다. 그린수소로 운행되는 버스는 이번 제주가 전국에서 처음 이뤄낸 성과다.

이를 두고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이날 이러한 성과를 이뤄내기까지의 노력과 역할에 힘써 준 이들을 대한민국이 기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는 행원리 현장과 수소충전소가 있는 함덕리에서 수소버스 시범운행을 선보였다.

▲ 행원리 생산시설에서 만든 그린수소를 담은 튜브트레일러가 함덕리 수소충전소로 이동하고 있다. ©Newsjeju
▲ 행원리 생산시설에서 만든 그린수소를 담은 튜브트레일러가 함덕리 수소충전소로 이동하고 있다. ©Newsjeju

# 전국 최대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시설 갖춘 제주

먼저 행원리에 위치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선 김호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이 시설 구축에서부터 이날 튜브트레일러에 옮겨 담고 함덕리 충전소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 경과를 설명했다.

이날 현장 설명회엔 오영훈 지사를 비롯해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 을), 김승준, 박호형, 현길호 제주도의원 및 마을주민(함덕리 및 북촌, 행원리),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유관기관엔 한국가스안전공사 이종대 제주본부장과 한국전력거래소 김영환 제주본부장, 한국가스기술공사 송민호 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행원리에 구축된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3.3MW 규모로 구축됐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시작해서 올해 4월 30일에 종료될 실증사업은 1년 더 연장돼 내년 4월 30일까지 진행 중이다.

현재는 알칼라인 1MW와 300kW짜리 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가 가동 중이며, 10월 중에 미국 회사에서 만든 1MW PEM 수전해 설비가 오면 11월께부터 3.3MW 규모로 그린수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실증사업이 끝나는 내년 5월부터 정상적인 상업운전 모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수소 연료는 3개의 튜브트레일러에 담겨져 함덕리 수소충전소로 이동된다. 튜브트레일러 1기당 300kg의 수소연료가 적재되며, 약 5년 동안의 내구연한을 갖는다.

이곳에서 만들어 낸 수소가 '그린수소'인 이유는 수소 생산에 들어간 에너지가 이곳 주변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발전소 등 재생에너지 발전장치에서 뽑아낸 전력이기 때문이다. 즉, 화석연료 사용 없이 천연 자원으로 수소를 만들어 이를 이용해 대중교통을 움직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4일 오전 함덕 수소충전소에서 그린수소 버스 임시운행 개시에 따른 인사말을 하고 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4일 오전 함덕 수소충전소에서 그린수소 버스 임시운행 개시에 따른 인사말을 하고 있다. ©Newsjeju

# 그린수소로 대중교통 가동 "역사적인 날" 

이 때문에 오영훈 지사는 이날 "진짜 역사적인 날"이라고 표현했다. 오 지사는 "대한민국 최초라는 수식을 이뤄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고 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오늘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치하했다.

오 지사는 "앞으로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의 핵심 축이 될 이곳 주민들의 배려에도 각별히 고맙다는 말을 드린다"며 "지난해 9월에 비전을 새롭게 설정하고 달려왔다. 3.3MW 실증사업에 이어 12.5MW, 최근엔 30MW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비전이 올바로 설정되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오 지사는 "이것이 4차산업 시대에 가능한 일"이라며 "이제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현재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19.2%에 불과하다. 출력제어 때문에 더 이상 높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그런 수요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시대로 가야한다"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때문에 제주가 탄소 제로의 시대를 선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자부하면서 "대한민국의 선두 자리에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학 의장도 "대단히 기쁘고 의미있는 날"이라며 "바야흐로 이제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가 시작이 됐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김 의장은 "오늘이 있기까지 마을주민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마 가야할 길은 아주 더 멀 것"이라면서 "여기 계신 분들이 힘을 모아주면 탄소제로 제주를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김한규 국회의원은 "카본프리 아일랜드 실현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라며 "오영훈 도정에서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여러분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탄소 없는 아름다운 청정 제주에서 살 수 있는 그날까지 모두 다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 함덕 버스회차지에 마련된 수소충전소. ©Newsjeju
▲ 함덕 버스회차지에 마련된 수소충전소. ©Newsjeju

# 수소버스, 10월께 시민 태워 정상 운행 예정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 구축엔 총 60억 원이 투입됐다. 생산시설은 제주에너지공사가 주도하고 있고, 이곳 충전소는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수행하고 있다.

함덕 수소충전소에선 시간당 버스 4대(1대 25kg)를 충전하게 되며, 수소를 담은 수송차는 5kg 충전 기준으로 시간당 20대를 충전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를 담은 튜브트레일러 1~2대가 상시 배치된다. 충전한 수소가 소진된 튜브트레일러는 행원리 생산시설로 건너 가 다시 수소를 담고 이곳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수소 연료가 계속 충전된다.

수소버스에 주입되는 수소 연료 가격은 책정되지 않은 상태다. 9월 한 달 동안 임시운행을 해 본 뒤, 적정 공급가격 산정을 위한 협의를 거친 후 10월 중에 수소버스가 시민들을 태우고 정상 운행하게 될 때 충전가격이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그린수소의 생산단가가 공식 공개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급가격 또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나, 타 지역의 그레이수소 공급단가를 고려할 때 현재의 경유 및 휘발류 공급가격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 생산단가와 공급가격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선 제주도정이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에너지공사 측에 단가 차이에 따른 손실을 지방비로 보전해 줄 것이 유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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