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진 도당위원장, 중앙당에 제주시 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을 '원희룡'으로 임명 요청
내년 총선 비례대표 출마설 부인, 서귀포시 지역구 출마 공식화 

▲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지난 5일 중앙당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제주시 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임명시켜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Newsjeju
▲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지난 5일 중앙당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제주시 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임명시켜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Newsjeju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지난 5일 중앙당에 전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제주시 을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용진 제주도당 위원장은 6일 오후 2시 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총선 때 자신이 비례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서귀포시 지역구로 출마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석인 제주시 을 조직위원장 자리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임명해달라고 중앙당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선거철이 다가오는데 저에 대한 근거없는 여러 말들이 회자되고 있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자 이날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며 "당 대표 선거 때 제주지역에 비례대표를 배정하겠다는 취지의 말이 나와 제가 제주에 비례대표 자리를 달라고 했는데, 이 취지가 잘못 전달됐는지 항간에선 제가 비례대표 하려고 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말들이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제주도당을 책임지고 있는 제가 지역구 나갈 생각은 안 하고 가만히 앉아서 비례대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인식되면 당력이 상당히 떨어질 것이기에 그간 도당 관계자들에게도 수차례 비례대표가 아닌 서귀포시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말해왔으나 아직도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허 위원장은 "그럼에도 왜곡되는 것 같아 제주도당의 활성화를 위해 비례대표 한 석을 가급적 총선에 배정해달라고 도당 운영위에서 뜻을 모아 어제(5일) 사무총장을 통해 문서로 중앙당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단, 비례대표는 제주에 거주하면서 도당에서 활동했던 30~40대에 국한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장은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전 비례대표를 받지 않을 거고, 신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 국민의힘 허용진 제주도당위원장. ©Newsjeju
▲ 국민의힘 허용진 제주도당위원장. ©Newsjeju

이와 함께 허 위원장은 지난 5일 중앙당에 문서로 요청할 때, 현재 공석 상태인 제주시 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중량급 정치인'을 임명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허 위원장은 "아직까지 공석 상태라 이번에 비례대표 배정 요청 건의를 하면서 제주출신 중량급 출신 정치인으로 조직위원장을 인선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하루빨리 조직이 정비돼야 총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문서 상엔 '중량급 정치인'이라고 기술했지만 사실 전부터 구두로 원희룡 전 지사를 제주시 을 지역구에 출마시켜달라고 요청했었다"며 "원 전 지사와 직접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나 현재 제주에서 국민의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제주출신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온다면 총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허 위원장은 "구두로 몇 달 전에 실명을 거론해서 요청했고, 이번엔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중량급 정치인'이라고 표현해서 요청하긴 했는데 중앙당에서도 제주도당이 누굴 원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물론 원 전 지사 본인의 생각이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래도 제주도지사를 지냈었으니 부담을 가지긴 할 것이지만 현 상태에선 도당에 도움이 될 최적의 인물이라고 도당 운영위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장은 "만일 원 전 지사 본인이 제주시 을이 아닌 서귀포시에서 출마를 원한다면 기꺼이 경선에 응하겠다"고도 답했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도지사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제주를 떠난 인물이 다시 오는 거 자체가 부정적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허 위원장은 "그건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잘라 답했다.

허 위원장은 "민주당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후보로 나선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특히 서귀포시는 이번이 3선이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걸로 안다. 다만, 당에선 객관적으로 열세라고 보고 있기에 이를 극복하려면 적합한 후보가 나와 열심히 노력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내년 총선을 앞둔 현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정치력을 진단했다.

한편, 서귀포시 지역구에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고기철 전 제주도경찰청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에 대해 허용진 위원장은 "아직 당에 공식적으로 입당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며 "지난해 두 차례 만나긴 했는데 올해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입당은 본인의 의사이기에 입당 원서를 내면 절차에 따라 심사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탈당한 장동훈 전 제주도의원의 입당을 막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질문이 제기되자, 허 위원장은 "말이 많은 사실이나 그런 바 없다"며 "탈당했다가 재입당하는 사람에 대해선 당규에서 심사받도록 규정돼 있는데, 저도 심사위원 중 한 명일 뿐이라 심사위를 개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당을 막는다는 의혹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만일 장동훈 전 의원이 입당을 신청하게 되면, 도당이 심사위원회를 열어 가부를 결정하게 된다. 입당이 불허되면 그걸로 끝나고, 허용되면 중앙당에 승인을 요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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