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동주민센터 오 병 철. ©Newsjeju
▲ 중앙동주민센터 오 병 철. ©Newsjeju

중앙동주민센터 오 병 철

경주에는 유명한 ‘미소’가 많다. 경주 수막새의 미소는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미소에 경주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원조 미소, 석굴암 석불의 미소는 어떠한가. 그 미소는 예로부터 인증받은 지라 한국을 홍보하는 영상에선 빼놓을 수 없는 ‘미소’가 되었다.

우리 제주는 어떠한가. 예로부터 제주는 ‘섬’이라는 문화 때문인지 모두가 아는 삼촌들이었다. 
한 집 건너 동생이고 두 집 건너 형님인 우리 제주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에게 폐쇄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곁을 잘 내주는 이들이다. 
시간이 지나면 제주 사람처럼 의좋고 마음 따뜻한 이들이 없다. 
어디에서 왔던, 함께한 시간만큼 우리는 미소로 그들에게 마음을 내어준다.

하지만, 요즘은 그 미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코로나로 얼굴이 가두어진 것이 2년, 그 이후로 마스크를 벗은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흉흉한 사건 사고가 계속되고, 더위로 지친 마음은 남을 생각하기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오고 가는 마음을 찾기보다 ‘나 먼저’ 생각하는 마음들은 뉴스에서도 자주 보인다.

주말, 천지연폭포를 가다가 돌하르방을 보았다. 
제주를 상징하는 돌하르방에도 미소가 있었다. 
바람 많고 돌 많은 투박한 제주 땅에서 우리와 함께한 돌하르방에도, 경주의 미소 못지않은 은은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어느덧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된 지도 두 달 차에 접어들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 친절, 그 중심에는 미소로 응대하는 태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공직자로서의 직위를 떠나, 사람과 사람으로서 미소 짓는 하루를 생각해본다. 
그렇게 우리의 미소가 모여 웃는 서귀포시, 환한 서귀포시가 된다면, 돌하르방의 미소가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강요된 친절이 아닌 진정으로 마음에서 나오는 친절이 실현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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