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원희룡 장관과 만났지만 '제2공항' 얘기 없었다
원희룡 장관 장모상에 오영훈 지사 조문, 약 15분간 차담 나눠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2공항.
▲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2공항.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지난 9월 30일에 첫 대면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원희룡 장관은 장모상을 당해 제주로 내려왔었으며, 오영훈 지사가 이를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으면서 서로 지사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오영훈 지사는 조문 뒤 원희룡 장관과 약 15분간의 차담회를 가졌다. 오 지사는 도심항공교통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제주도정이 추진하는 방향과 의지를 전했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관련 부서 국장을 통해 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허나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그간 제2공항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원희룡 장관을 두고 "제2공항 갈등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주무부처 장관이기에 자치단체장과 협의해야 하는데도 만나주지 않는다"며 "매우 적절치 않은 행보를 보이는 장관"이라는 쓴소리까지 내뱉은 바 있으나, 정작 멍석이 깔린 자리에선 입을 닫았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정책과 관련된 얘기는 많지 않았다"면서 "주로 사람 살아가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인만큼 민감한 장소에서 굳이 민감한 주제를 꺼내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곳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지난 4일 강우일 주교를 비롯해 문대림 전 의장과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현기영 소설가, 강요배 화가, 서명숙 제주올레재단 이사장 등 제주에서 영향력 있는 이들이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공동 성명을 내고 '주민투표'로 갈등을 풀자는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오 지사는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고 다양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뒤 "그간 언론을 통해 제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고, 그게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오 지사는 "만일 주민투표가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립되려면, 제2공항을 찬성하는 분들도 주민투표 실시에 동의해야만 한다"면서 "허나 현재 단계에선 그게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여전히 주민투표를 거부했다.

그간 오영훈 지사는 시민사회 단체의 지속된 요구에도 제2공항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는 불가능하다며 여러 차례 거부해왔다. 무엇보다 주민투표가 이뤄질려면 관련 부처인 국토부가 제주도에 주민투표를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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